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 2025-07-16 10:00:00
부산시가 국제행사 유치 경쟁에서 2관왕을 차지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1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선 내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지를 선정하는 총회가 열렸고, 같은 날 이탈리아 토리노에선 일명 ‘마술올림픽’으로 불리는 2028 세계마술연맹 월드챔피언십(FISM WCM) 개최지 회의가 있었다. 부산시는 한국을 대표해 두 행사 모두 유치 신청서를 내고, 적극적인 홍보와 치열한 유지 경쟁을 펼쳤다. 파리와 토리노 행사에서 제일 마지막에 불린 지명은 ‘부산, 코리아’였다.
승전보가 먼저 전해진 곳은 이탈리아 토리노였다. 캐나다 퀘벡과의 경합 끝에 411표 중 부산이 235표, 퀘벡이 176표를 얻어 승리를 거뒀다. 부산은 2018년 행사 개최에 이어 10년 만에 도전한 두 번째 마술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부산을 대표해 유치 활동과 총회에 참가한 부산매직페스티벌 조직위는 이번 유치 성공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20년간 꾸준히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이하 BIMF)’을 개최해 왔다는 점, 마술올림픽 투표권을 가진 각국의 FISM 회장단을 초청해 부산매직페스티벌 행사의 진행과 열기를 직접 경험하게 했다는 점, 외국 마술 단체와의 전략적 협력과 개발도상국 마술 저변 확대에 노력했다는 점 등 부산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인식을 심었다는 점을 꼽고 있다. 특히 2018년 행사 때 이미 부산의 운영 능력을 검증 받았고, 그간 교류를 계속 유지해 온 점도 큰 도움이 됐다.
2028년은 FISM 8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제30회 FISM WCM' 유치로 부산은 단순 개최 도시를 넘어 마술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단체인 FISM의 역사와 미래를 잇는 세계 마술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FISM WCM 2028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를 중심으로 부산 전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본선 경연, 80주년 특별 갈라쇼, 부산 해변에서의 매직 버스킹, 국제 콘퍼런스, 시민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전 세계 3000여 명의 마술사와 관계자가 부산을 방문하며 30만 명의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여 일간 진행되는 마술올림픽은 지역 경제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마술올림픽 유치단 대표인 부산매직페스티벌 강열우 집행위원장은 "세계 각국의 마술계에서 보내준 지지와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18년에도 추진한 바 있는 북한의 참석을 위해 다시 한번 노력할 예정이다. 2028년 부산에서 남과 북이 마술이라는 공감의 예술로 함께 무대에 설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부산매직페스티벌 조직위는 2028년 마술올림픽에 앞서 2027년 열리는 세계마술연맹 아시아챔피언십(FISM ACM)도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FISM ACM은 마술올림픽과 마찬가지로 3년을 주기로 열린다. 만약 FISM ACM을 부산에서 개최하게 되면, 세계 최초로 FISM의 대륙별 대회와 세계 대회를 같은 국가, 같은 단체에서 연속으로 개최하는 전례 없는 사건이 될 전망이다.
이탈리아에 이어 프랑스 파리에서도 기쁜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부산시는 같은 날 파리에서 개최된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내년도 개최 도시로 확정돼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열게 됐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차기 개최 도시 발표와 부산시 이준승 행정부시장의 인사말, 부산 홍보 영상 상영이 있었다. 홍보영상에는 ‘피란수도 부산 유산’과 국내 세계유산, 벡스코와 누리마루 에이펙(APEC)하우스 등 국제회의가 가능한 기반 시설, 관광 명소 등을 소개했다.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는 내년 7월께 사전 포럼 행사 7일, 본회의 11일을 합쳐 18일간 개최된다. 국가유산청이 주관하며 185억 원의 국비가 지원된다. 외국인 2200명, 내국인 300명 등 2500명의 참가자가 부산을 찾게 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도 있어 세계유산위원회에 우리나라 등재 후보들을 적극 홍보하는 기회가 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972년에 채택된 ‘세계유산협약’에 따라 세계유산의 등재 및 세계유산 보존·보호 분야에 최고 의사결정 기능을 가지고 있는 국제기구이다. 한국은 1988년에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했으며, 1997년 위원국을 맡은 이래 지금까지 네 번째 위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196개국 중 위원국은 21개국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개최지로 부산이 공식 확정된 것은 대한민국과 부산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역사적인 성과”라며 “유치를 위해 국가유산청 관계자, 문체위 소속 부산 의원과 현지에 참여한 의원들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세계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문화 다양성, 평화, 지속 가능성이라는 인류 공동의 가치를 실현하는 행사로 철저히 준비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부산시는 성공적인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를 위해 국가유산청은 물론, 부산관광공사, 벡스코, 부산연구원, 부산문화재단 등 관련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업할 계획이다. 특히 부산만이 선사할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세계유산위원회 협약국(196개국) 대표단과 참가자들에게 잊지 못할 행사가 되도록 최선의 준비를 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