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 2025-07-31 17:23:02
최근 부산 지역 노후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아이들이 숨지는 참변이 잇따르면서 지자체들이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해 가정용 예방 장비 보급에 나섰다. 지자체들은 노후 아파트에 거주하는 취약 계층에게 콘센트용 소화 패치와 고용량 멀티탭을 보급하고 화재 예방 교육도 병행해 화재 예방과 대응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부산 부산진구청은 화재 취약 계층에게 스프레이형 소화기와 콘센트용 소화 패치 등 화재 예방 장비 보급사업을 추진한다고 31일 밝혔다. 최근 지역 내 노후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지자체가 피해 재발을 막기 위해 나선 것이다. 지난 6월 24일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로 10·7세 자매 2명이 숨졌는데, 당시 불은 거실 멀티탭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했다는 감식 결과가 나왔다.
부산진구청은 9월부터 지역 내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노후 아파트 주민 가운데 장애인 등 화재 취약 계층 2800세대를 선별해 스프레이형 소화기를 먼저 보급할 계획이다. 스프레이형 소화기는 분말형 소화기보다 가볍고 사용이 간편해 초기 진화에 활용도가 높다.
또한 노후 아파트 560세대를 대상으로 콘센트형 소화 패치도 배부한다. 멀티탭 등에 부착하는 콘센트용 소화 패치는 화재 발생 시 자동으로 소화 약제를 분사하여 초기 진압을 돕는다. 구청은 보급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용 방법 안내 등 화재 예방 교육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진구청 안전도시과 관계자는 “화재 예방 용품 지원을 위한 별도의 예산이 책정되지 않았지만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재난관리기금 3500만 원을 활용하기로 했다”며 “이달 중 지원 대상을 파악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장군청도 지역 내 재난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화재 감지기 등 기초소방시설 지원에 나섰다. 기장군에서는 지난달 2일 기장읍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로 집에 있던 8·6세 자매가 숨졌다.
기장군청은 화재 위험 노출 정도가 높은 기초생활수급자, 노인 단독 세대 등 2만 4000여 세대에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콘센트용 소화 패치 등 총 9만 7000여 개를 지원한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연기를 감지하면 경보음을 울려 화재 초기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장군청은 기장소방서와 함께 연말까지 재난취약계층 전 세대에 지원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진구와 기장군은 최근 사망자가 발생한 아파트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된 저용량·노후 멀티탭을 가정에서 줄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남구청은 지난달 20일 노후 주택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가구 등 340세대에게 고용량 멀티탭 보급에 나섰다. 고용량 멀티탭은 허용 전력이 높아 과부하로 인한 화재 위험이 낮고, 대부분 누전이나 과부하 차단 기능이 탑재돼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동래구청도 고용량 멀티탭 보급에 나섰다. 동래구청은 이달 말까지 700만 원을 들여 청소년 가장 가구 등 230세대에게 과부하 차단 기능이 포함된 고용량 멀티탭을 지급할 계획이다. 동래구청 도시안전과 관계자는 “전력 사용량이 높은 여름철 화재 예방을 위해 멀티탭을 신속하게 보급하려 한다”며 “추가 재원이 확보되면 지원 대상을 더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