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연말결산④] 2015년 가장 뜨거웠던(?) 간접광고 Best 3 + @

2015-12-28 10:39:03


[비에스투데이 김상혁 기자] 자연스러운 흐름, 극도의 몰입감, 통쾌한 전개. 시청자들을 드라마에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하지만 가끔씩 내용과 상관 없는 간접광고(PPL)가 뜬금없이 등장할 때면 산통이 다 깨져버린다. 이럴 땐 오히려 이미지가 하락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하지만 다음 이야기할 간접광고는 2015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군 PPL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드라마와 별개의 재미(?)로 계속 회자된 것들이다. 올해를 마감하는 이 시점에 시청자들에 각인 됐던 간접광고 몇 가지를 꼽아봤다.
 
1. 지금은 개별 광고 시간입니다.
 
SBS 드라마 '용팔이'에서 김태희는 한신 그룹의 후계자지만 제거당할 위기에 처해 있던 '잠자는 병실의 공주'였다. 주원은 돈이 최우선인 의사로 우연히 김태희의 존재를 알게 된다. 김태희는 한신 그룹을 되찾기 위해 주원과의 거래로 병원을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이제 이들 앞에 남은 것은 피로 물든 남매의 복수. 거짓과 선동이 난무하는 재벌가의 암투, 쫓고 쫓는 숨 막히는 추격전...이 예상됐으나.
 
탁 트인 성당에서 신선놀음을 하던 주원은 김태희에게 말한다, "휴대폰 줘봐. 집 좀 알아보게". 그리고 TV 화면에는 장님도 볼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방 구할 때 직방!'이란 글자가 뜬다.
 
이후 '직방'의 롱테이크 신이 펼쳐진다. 앱이 구동되는 소리만 '딸깍 딸깍' 들린지 30초도 안 돼 주원은 보증금 5000에 월세 75만의 방을 고르고 말한다. "음, 이거 괜찮네". 역시 부자는 클래스가 다르다.
 
30초 간의 직방 광고는 '용팔이'가 최근의 전세난을 의식한 듯, 서민들에게 알찬 부동산 정보를 주려는 개념찬 광고였음이 틀림 없다.

 
2. '여보, 어머니 주방에 냉장고 하나 놔드려야겠어요', 2015 F/W 김장 시즌 맞이 어머니 맞춤 냉장고
 
MBC 드라마 '내 딸, 금사월'의 방송 시기는 김장 시즌과 딱 겹친다. 이에 제작진은 김치 사먹기는 싫지만 김장할 공간이 마땅찮은 어르신들을 위한 기똥찬 방법을 생각해냈다.
 
전인화는 냉장고를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려 디테일한 김치 숙성 정도를 맞춰낸다. 이어 깔끔한 옷차림으로 "며칠 두고 잘 익으면 어머니 입맛에 잘 맞으실 거에요"라며 순식간에 김장을 끝내버렸다.
 
손창민은 김장이 그냥 끝난 것을 아쉬워하며 김치냉장고의 편리성을 한 번 더 강조한다. "벌써 다 끝난거야? 땅 파서 항아리 좀 묻고. 오랜만에 일 좀 할랬더니, 일이 왜이렇게 없어?"
 
광고가 아니라며 시치미를 뚝 떼는 김치냉장고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좋아 자연스러웠어'
3. 아빠와 싸운 후에는 역시 전동휠이지!
 
늘 사랑이 고픈 고등학생 육성재는 학교의 명예와 이익에만 전념하는 이사장 아버지와 깊은 갈등을 맺고 있다.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맞이한 남학생은 늘 탈출구가 필요하다.
 
육성재가 고른 탈출구는 바로 전동휠! 육성재는 전동휠에 올라타 6차선 도로를 질주하며 외친다. "으아! 으아아아!" 역시 질풍노도의 사춘기답다.
 
이때 떠오르는 것은 일찍부터 많은 패러디를 양산해오고 있는 채연의 명언이다. 채연은 "난 ㄱㅏ끔 눈물을 흘린ㄷㅏ...눈물을 참을 수 없는 ㄴㅐ가 별루ㄷㅏ"라며 힘든(?) 심경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고백한 적이 있다. 전동휠에 올라 탄 육성재의 '마음의 소리'가 들린다. "난 ㄱㅏ끔 전동휠을 ㅌㅏ고 분노를 표현한ㄷㅏ..!".
 
번외1. 간접광고 차단의 진수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해, 마이클 조던'
 
가수 데프콘은 2014년 7월 방송된 MBC every1 '형돈이와 대준이의 히트제조기'에서 간접광고 차단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날 빅스 엔은 마이클 조던이 뜨거운 코트를 가르고 너에게 가고 있는 듯한 신발을 신고 나와 데프콘과 정형돈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에 데프콘은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 그는 주머니에서 절연 테이프, 일명 검은 테이프를 꺼내 마이클 조던의 열정을 감춰버린 것. 정형돈은 "절연 테이프를 가지고 다니는 게 대단하다"며 데프콘의 준비성에 혀를 내두를 정도.
 
하지막 엔은 눈치 없이 신발 안 쪽에도 조던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정형돈은 귀찮은 테이프 대신 손수 안짱다리를 선보이며 '간접광고 고급 차단 스킬'을 전수했다.
 
결국 이날은 마이클 조던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번외2. 한 달 차이로 2015년에서 제외, '볶음밥은 역시 참치 볶음밥. 왜냐하면 참치 밖에 없으니까'
 
KBS2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는 2014년 12월에 방송돼 기준에 부합되진 않지만 역시 역대급 간접광고로 큰 이슈를 몰았었다.
 
주원은 맛있어 보이는 볶음밥을 요리 중이다. 각종 채소와 함께 밥을 볶으며 보는 이들의 야식본능을 일깨우던 중 볶음밥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기 위해 참치를 꺼낸다.
 
아니 참치를 꺼낼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 집엔 참치밖에 없으니까. 사단 연병장 같이 넓은 찬장에는 참치 병사들이 야채줄, 고추줄 등 8열 종대로 쌓여있다.
 
주원은 마치 '어느 집이나 찬장엔 참치 밖에 없는거 아니에요?'라는 태평한 얼굴로 볶음밥에 참치를 투척한다. 마치 참치캔이 말을 하는 것 같다. '참치는 역시 XX참치!'

사진=각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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