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유은영 기자] 방송에도 트렌드가 있다. 이 트렌드를 먼저 선점하는 방송이 한 해를 이끌고, 전체 방송 흐름을 좌지우지하게 된다. 이는 예능프로그램뿐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다. 2015년 방송계를 쥐고 흔들었던 키워드와 트렌드, 그리고 그 중에서도 나름 선방했던 방송사를 꼽아봤다.
1. 올해 대세 예능은 ‘쿡방’
올 한 해도 어김없이 예능을 이끌었던 키워드가 있었으니 바로 ‘쿡방(Cook+방송)’이다. 특히나 ‘셰프테이너(셰프+엔터테이너)’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키며 새로운 예능 트렌드를 주도했다. 여기에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일등 공신으로 자리한다.
지난해 11월 첫 방송을 시작한 '냉장고를 부탁해'는 연예인들의 냉장고를 스튜디오로 옮겨와 냉장고 속 재료로 셰프들이 직접 요리 해 선보인다는 독특한 콘셉트로 점차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올해 포맷이 자리잡으며 확실히 인기를 끌었다.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에 따르면 첫방송 당시 전국 가구 기준 1.8%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냉장고를 부탁해'는 이후 평균 4.5% 이상을 넘나드는 JTBC 공식 간판 프로그램이 됐다. 또 스타들이 직접 PD 겸 연기자가 되어 인터넷 생방송을 펼치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등장은 '쿡방' 열기를 오래 이어가게 되는 원인이 됐다.
백종원은 철저하게 일상생활에 맞춰져 있는 요리 비법 전수와 재치 있는 입담 등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었고 '슈가 보이' '백주부' 등의 별명을 얻으며 단박에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이어 백종원은 tvN '집밥 백선생', SBS '백종원의 3대 천왕' 등의 프로그램을 꿰찼고, 쿡방은 계속됐다.
2. ‘쿡방’ 속에서도 빛나는 MBC 예능.
MBC는 '쿡방' 열기 속에서도 색다른 노선으로 인기를 끌었다. 앞서 밝힌 '마이 리틀 텔레비전' 외에도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일밤-복면가왕'으로 주말 예능 평정했다. 이는 기존에 선보여지지 않았던 것들로 가면을 쓰고 노래해 편견을 없앤다는 점과 인터넷 방송을 접목해 가져온다는, 시청자 참여형이라는 점에서 신선함을 어필했다.
특히 MBC의 대표 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인 ‘라디오스타’는 대다수 방송사에서 감행한 토크 프로그램 폐지 또는 개편에서도 살아남았다. MBC에서 오랜 시간 금요일 밤을 차지하던 ‘세바퀴’는 폐지 수순을 밟았고, KBS2 ‘해피투게더3’는 전면 개편됐으나 여전히 부진한 성적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라디오스타’는 여전히 화제성이 높으며, 그늘에 갇혀 있던 숨은 보석들을 캐내는 데는 일등공신으로 자리하고 있다.
3. tvN 명실상부 금토드라마 대세
드라마에서는 케이블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명실상부 금토드라마계의 1인자 자리에 올라선 tvN이 흐름을 주도 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지상파 3사 미니시리즈가 모두 10% 안팎의 시청률로 고전을 면하지 못한 가운데 tvN은 화제성 짙은 드라마를 선보였다.
tvN은 지난해 '미생'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이후 '하트투하트' '슈퍼대디 열' '구여친클럽' 등의 미니시리즈를 선보였지만 그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조정석 박보영 주연의 '오 나의 귀신님'이 8%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며 하반기 금토드라마 평정에 나섰다.
'오 나의 귀신님' 후속은 최지우 이상윤 주연의 '두 번째 스무살'. '두번째 스무살' 또한 7%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인기리에 종영했고, 이어 '응답하라 1988'로 금토를 평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응답하라 1988'은 16%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전국을 '응팔 앓이'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종전 ‘응답하라 1994’의 최고 시청률인 10.4%도 뛰어넘어 연일 화제몰이 중이다. 이는 지상파 미니시리즈에서도 보기 드문 시청률이기에 그 의미를 더한다.
4. SBS에서만 미니시리즈 방송했나요?
tvN이 금토드라마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보였다면, SBS는 월화, 수목 미니시리즈 부문에서 올 한 해 꽤 높은 성적을 냈다. KBS2의 경우 올해 초 방영됐던 '착하지 않은 여자들' 외에 10% 이상의 시청률을 낸 작품이 없다. MBC도 이와 비슷하지만 사정은 조금 낫다. '빛나거나 미치거나' '킬미, 힐미' '화정' 등의 작품이 10% 이상을 웃돌면서 중박 이상은 친 것. 여기에 하반기 신드롬을 일으켰던 '그녀는 예뻤다'까지 더하면 꽤 괜찮은 성적이다.
가장 기뻐하고 있을 SBS는 올 한 해 '용팔이'로 2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월화드라마 부문에서는 올해 초 '펀치'를 시작으로 '풍문으로 들었소' '상류사회' '미세스캅', 그리고 지금 방송 중인 '육룡이 나르샤'까지 모두 1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펀치'와 '미세스캅'은 15%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기도 했다.
SBS 수목드라마는 '하이드 지킬, 나'와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이 조금 부진했지만 '냄새를 보는 소녀' '가면' '용팔이'는 각각 10.8%, 13.6%, 21.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특히 현재 방송 중인 '리멤버-아들의 전쟁'은 지난 24일 방송된 16회는 13.4%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월화극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JTBC, tvN, MBC,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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