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 알고 보면 무서운 쌍문동, '덕선아 도망가!'

2016-01-01 11:26:14

[비에스투데이 김상혁 기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은 가족처럼 친하게 지내는 이웃들이 모여사는 쌍문동 골목과 우리의 추억을 뒤적거린다. 산타클로스를 믿지 않게 된 동네 꼬마 크리스마스 선물을 위해 온 어른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누구 하나가 다치면 밤 중에라도 병원으로 함께 달려간다.

골목의 모두는 세상에 둘도 없이 착한 사람들로 보이지만, 사실 그들의 이면에는 충격적인(?) 또 다른 얼굴이 숨어있었다. 이들의 정체는 살인마, 싸이코패스, 추노꾼, 인신매매범 등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이었으니.

쌍문동 골목의 주요 인물들은 다른 작품에서 무시무시한 나쁜 놈으로 보는 이들의 심장에 치명상을 입혀 명성을 얻은 배우들이다. 그들의 반전 매력을 되짚어봤다.

1. 외로움을 살인으로 푸는 택이 아버지 봉황당

'응팔'에서 봉황당을 운영하는 택이 아버지 최무성(최무성)은 늘 웃는 얼굴에 섬세한 손재주로 쌍문동 골목 아저씨들의 술친구, 아줌마들의 수리기사, 6살 진주(김설)의 인형놀이 친구다. 하지만 일찍 아내를 잃고 바둑에 바쁜 아들 덕에 늘 혼자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아들 전화만을 기다리는 등의 외로움을 가진 남자다.

이런 모습의 최무성은 2010년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는 인육을 즐겨먹는 태주를 연기했다. 태주는 싸이코패스 살인마 장경철(최민식)의 친구로 집 안에 각종 고문도구 등을 구비해 놓고 여자를 납치, 살해해 식사 때 사람고기를 식탁 위에 올리는 등 역대급 악역 캐릭터로 대중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이외에도 '조선명탐정' 시리즈에서는 주인공 김민(김명민)의 친구지만 뒷통수를 치는 의금부도사, 드라마 '무정도시'에서는 정시현(정경호)이 어릴 때 마약심부름을 시키며 마약세계로 끌어들인 문덕배를 연기하는 등 악역 전문 배우로 입지를 다져왔다.

2.바둑 스트레스를 살인으로 풀던 택이

'응팔'의 택이는 바둑에서는 신이지만 그 밖의 모든 것에선 '등신'으로 불리는 쌍문동 골목 5인방 중 하나다. 어리숙한 성격 덕에 다른 4명 모두 투덜대면서도 택이부터 챙긴다. 최근에는 소꿉친구 덕선이가 여자로 보이며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등 순수함 그 자체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박보검은 2015년 드라마 '너를 기억해'에서 자신을 버린 형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인도 서슴지 않는 사이코패스 정선호를 열연했다. 또 가족에게 버림받으며 사랑 받지 못한 채 자라 사이코패스지만 연민을 느끼게 할 정도로 가여운 모습까지 보이는 이중적인 모습을 연기했다.

택이는 최무성과 함께 전작에서 사이코패스에 살인에 무감각하면서도 쌍문동에서는 가장 조용하고 부끄러움 많은 부자다.

3. 킬러 및 살인마 출신 쌍문동 졸부

'응팔'의 김성균(김성균)은 쌍팔년도 개그 유행어를 날리지만 얻는 건 아내 라미란의 '등짝 스매시' 뿐인 쌍문동 골목의 졸부다. 전자기기 대리점을 운영하지만 작은 전자제품 하나 수리하지 못하는 ‘허당’이나 가족과 이웃에는 다정다감한 아버지이자 아저씨, 술친구다.

이런 그는 영화 '이웃사람'에서 외부와 교류를 거의 하지 않으면서도 이웃집 소녀를 납치, 살해하는 잔인한 류승혁이라는 인물을 연기했다. 늘 삐딱한 시선과 자세로 동네 주민의 기피대상이 되면서도 조폭 마동석에겐 얻어터지는 모습을 보인다.

또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부산 조폭 두목 하정배(하정우)의 가장 충실한 오른팔 박창우로 시민들을 괴롭히는 데 앞장선 인물이다. 사실 ‘응답하라’ 시리즈 이전에는 강인한 악역에 최적화된(?) 배우였다.

4. 욕망에 가득찬 차이나타운의 출신 쌍문고 학생회장

'응팔'의 고경표는 덕선의 첫 사랑이자, 그다지 되고 싶은 꿈이 없어 의대나 간다는 망발(?)로 누리꾼들로부터 '재수없다' 소리를 듣는 중인 선우를 연기하고 있다. 쌍문고의 학생회장이자 쌍문동 골목 아줌마들의 워너비 아들로 모두에게 사랑받는 고등학생이다.

하지만 영화 '차이나타운'에서 고경표는 극 중 핵심 악역 치도로 주인공 일영(김고은)을 팔아버리는 등 인신매매와 장기적출을 일삼는 조폭이다. 하지만 일영이 탈출하며 치도의 눈을 찔러 애꾸가 돼버리고 나중에는 부하들에게 배신당해 장기적출을 당하고 버려진다.

5. 은혜는 못 갚아도 원수는 꼭 갚는 한일은행 만년 대리

'응팔'의 성동일은 빚보증을 잘못 서서 김성균(김성균)의 집 반지하에서 살게 된 45세 가장이다. 그것도 모자라 월급 탄 날이면 자기처럼 보증 잘못 서 망한 다른 친구 도와준다며 책 팔아주며 바가지 긁히고, 일산과 주식시장이 각광 받고 있다는 말에 전부 손사래를 치는 등 재산 불리는 눈은 영 좋지 않은 한일은행 만년 대리다.

그러나 드라마 '추노'에서 성동일은 도망간 노비들을 쫓는 악귀 같은 추노꾼이다. 자신이 사냥한 노비들에겐 인정사정 없으며 노비들의 얼굴에 직접 문신까지 새기는 등  극악한 면모도 보인다. 또 대길(장혁)을 몰아내기 위해 괴소문을 퍼트리거나 뇌물을 바치는 등 뒷공작을 자주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 밖에도 쌍문동 골목에는 드라마 '신의 퀴즈2'에서 가정을 지킨다며 오히려 남편을 독살하는 황규리를 연기한 덕선의 엄마 일화(이일화), 영화 ‘타짜2’에서 도박장을 운영하며 장기적출도 일삼는 짜리를 연기한 덕선의 고민상담 상대 동룡(이동휘) 등 다른 악역들도 득실득실하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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