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 OST, 아릿하면서도 그리운 추억을 강제 소환하다 ①

2016-01-01 11:26:16

응답하라 OST

[비에스투데이 김상혁 기자]현재 대한민국은 복고 열풍이다. 2015년을 시작하며 MBC '무한도전 토토가'가 20년 전으로 타임슬립 시키며 불씨를 당겼다면, 2015년을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하이라이트를 장식하고 있다.

80년대 후반 서울 쌍문동 골목의 추억을 되새기고 있는 '응팔'의 힘 중 하나는 바로 음악이다. 오프닝곡인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를 비롯해 '소녀', '청춘' 등 80년대 발표된 곡들을 리메이크 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리메이크 곡들은 음원 차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며 2015년 복고 열풍의 정점을 찍고 있다. 이에 당시를 추억하게 하는 '응팔'의 OST를 추려봤다.

1. 무한궤도 '그대에게'

'응팔'의 메인 타이틀 오프닝 곡이며 7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룹 무한궤도의 노래로 1988년 MBC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곡이다. 기타와 보컬을 맡았던 故 신해철이 작사, 작곡한 명곡으로 88년부터 지금까지 널리 사랑 받고 있는 곡이다.

주로 대학 응원단의 응원가로 많이 쓰였으며 학창시절 수련회나 수학여행 때 이 노래와 함께한 추억이 있는 사람도 많다.

음악인 남궁연은 이 노래에 대해 "신해철이 동네 문구점에서 산 멜로디언으로 만든 곡"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신디사이저로 작업해보고 싶었지만 집안의 반대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멜로디언을 구입했던 것.

또 다른 에피소드도 있다. '대학가요제' 무대에 오르기 직전 신디사이저를 담은 디스켓이 읽히지 않았던 것. 이에 신해철은 성호를 그으며 20년 안에 성당 하나 지어드린다고 기도했더니 그때서야 제대로 읽혔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신해철은 자신의 노래들을 선거 캠페인송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는데, 단 한 번 문재인이 대선후보로 나갔을 때 새롭게 편곡해 유세 현장에 제공한 적이 있다.

2014년 한국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넥센과 LG의 경기가 끝난 후 SBS에서 이 곡을 틀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 노래가 나가기 두 시간 전에 신해철이 사망했다. 당시 SBS 이화영 PD는 '슬픈 표정 짓지 말아요'와 이 노래를 고민하다가 '그대에게'를 선곡했다. 그리고 이화영PD는 부조정실에서 울었다고 한다.

2. 김필 '청춘'

'응팔'에 나온 '청춘'은 '슈퍼스타K6'의 우승자 김필이 불렀고 산울림의 김창완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곡. 원곡은 81년 발매된 산울림 7집의 '청춘'이다.
 
이 노래가 나오는 장면은 선우(고경표) 아버지의 제사 장면, 덕선의 큰아빠(정원중)이 노모의 장례식에 늦게 도착해 동일(성동일)과 부둥켜 우는 장면, 동일이 보라(류혜영)에게 건강검진을 받은 뒤 우울해하는 엄마(이일화)를 이야기하는 장면 등 깊은 슬픔이 담겨 있을 때 흐른다.
 
구슬픈 노래지만 김창완은 KBS '불후의 명곡'에서 이 노래를 아들 돌잔치 때 느낀 감정을 곡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모두가 축하하는 돌잔치에서 이런 슬픈 노래를 만들었다는 것이 언뜻 이해가 가지 않지만 돌잔치가 자신이 나이를 들어가는 시점을 느끼는 때라 그랬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청춘'의 노랫말은 평범한 소시민들의 사랑과 우정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응팔'의 정서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3. 오혁 '소녀'
 
혁오밴드의 오혁이 불렀지만 원곡은 1985년 발매된 이문세 3집의 '소녀'. 다른 노래에 비해 원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리메이크 했음에도 이문세와 오혁의 목소리가 상당히 달라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탄생했다.
 
이문세의 보컬이 애절하고 간절한 느낌이라면 오혁은 담담하면서도 향수를 자극하는 목소리로 '응팔'이 전하는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

2회 후반 쌍문동 남자 4인방이 택이 방에 누워 영화 '천녀유혼'의 왕조현을 보며 덕선을 놀릴 때 처음 나온 노래. 이때 정환은 동룡의 "덕선이 요즘 예뻐지지 않았냐"는 말에 제일 크게 반발하며 향후 덕선과의 연결을 연상케 했다.
 
이후 10화에서는 정환이 덕선에게 소개팅 하지 말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나온다. 여기에 이어 보라가 선우의 고백을 받아들이는 장면에서 나오며 풋풋한 사랑들을 이야기할 때 잔잔하게 깔려 시청자들의 가슴을 사로잡았다.

'응답하라 1988' OST, 아릿하면서도 그리운 추억을 강제 소환하다 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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