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1988 OST
[비에스투데이 김상혁 기자]'응답하라 1988' OST, 아릿하면서도 그리운 추억을 강제 소환하다 ①에 이어
4. 이적 '걱정말아요 그대'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걱정말아요 그대'는 전인권이 2004년 4집에 담은 원곡을 이적이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내뱉듯 노래하는 창법으로 다시 소화했다.
'걱정말아요 그대'는 지난 일은 그대로 의미가 있으니 후회하지 말자는 내용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노래다. 이적이 리메이크 하기 전에도 각종 음악토크 프로그램에서 가수들이 부르거나 '슈퍼스타K' 등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지난 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내용인 만큼 지난 2015년을 돌아보며 괜스레 마음이 차분해지는 지금 시점에 잘 어울리는 곡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극 중에서는 첫 회에서 덕선(혜리)가 자신의 생일상에서 그동안 받았던 둘째의 설움을 터트리며 뛰쳐 나오는 장면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다. 이후 성동일이 과거 빚보증을 잘못 섰던 과거를 후회하며 술잔을 기울일 때, 빚보증 서준 친구가 돈을 다 갚았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을 때 노래가 흐르며 동일의 마음을 적셔준다.
5. 박보람 '혜화동'
동물원이 1988년 발표한 2집의 마지막 트랙이 원곡으로 동물원 음반 중 최상의 결과물로 평가받는 곡을 박보람이 재해석해 불렀다. 일상 속에서 잊고 지내던 소중한 무엇을 회상해가는 과정이 노래 속에서 아름답게 펼쳐진다.
동물원의 '혜화동'이 청아한 아코디언 소리를 타고 추억의 일기 같은 아릿한 느낌을 전해준다면, 담백한 보이스로 노래한 박보람의 '혜화동'은 같은 추억의 일기라도 좀 더 포근하고 감성을 자극하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극 중에서는 먼저 2회에서 쌍문동 사고뭉치 5인방의 어린시절을 시퀀스 형식으로 보여주는 장면에서 흐르며 당시 어렸던 시청자들의 추억을 자극했다. 또 6회에서는 덕선이와 이이들이 택이(박보검)의 전화를 기다리는 장면에서도 흘러 다섯 명의 돈독한 사이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6. 와블 '보랏빛 향기'
1990년 강수지는 1집 '보밧빛 향기'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강수지와 노래 둘 다 청초하면서도 순수한 이미지로 많은 인기를 얻었고 지금까지도 여러 가수들이 리메이크 해온 노래. 가장 최근에는 '응팔'에서 신인 여성 듀엣 와블이 다시 선보였다.
다른 '응팔' OST와는 다르게 원곡과 리메이크곡이 유사한 느낌을 준다. 조용하면서도 경쾌하고, 슬픈 사연이면서도 행복한 느낌을 함께 전한다. 다만 강수지는 맑고 청아한 목소리라면 와블은 발랄하면서도 좀 더 즐거운 느낌으로 노래하는 것이 차이점.
'보랏빛 향기'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보라(류혜영)를, 그리고 남자친구 선우(고경표)를 위한 노래다. 10회에서 선우와 보라가 빗 속에서 함께 있는 장면에서는 전주와 후주만 등장했지만 익숙한 멜로디로 둘 사이의 진전을 예감케 했다면, 이후 보라가 고백을 받아들이는 것을 기뻐하는 선우를 비치는 장면에서 다시 흐른다.
대표적인 여섯 곡만 추렸지만 '응팔'에는 이밖에도 당시를 추억하게 하는 원곡과 리메이크 곡들이 여럿 포진해 시청자들의 추억을 소환시킨다. 이문세, 이선희, 박남정, 소방차, 故 김현식, 故 김광석 등 친숙한 목소리들이 극에 대한 집중력을 한 껏 상승시킨다.
특히 가요 뿐 아니라 만화 '요술공주 밍키', '태양소년 에스테반', '달려라 하니', 동요 '짤랑짤랑', 게임 '보글보글'의 BGM 등 어린시절의 추억을 꺼내 펼쳐보이는 노래들도 함께 나와 더욱 반갑다.
젊은 세대부터 중년층에게 새로움과 추억을 동시에 선물하는 노래들이 '응팔 앓이'를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다.
사진=tvN '응답하라 1988' OST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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