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만 다섯 번째 벌어진 비상식적인 '갑질 논란'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언론과 여론 모두 재벌들의 자정적 반성과 수행기사 같은 약자들을 보호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8일 현대오너가 3세 정일선(46) 현대 비앤지스틸 사장이 수행 기사에게 폭언·폭행을 오랜 기간 자행해왔고 150여 쪽에 달하는 '수행 메뉴얼'까지 강요하는 등 충격적인 '갑질'이 보도됐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메뉴얼에는 빨래 개는 법, 모닝콜 하는 시간과 방법, 서류가방 두는 법, 배드민턴 준비 과정 등이 분 단위 혹은 횟수 단위 등으로 소상히 적혀있다.
수행기사는 만약 조금이라도 틀리면 'x끼', 'x신', '니 머리가 좋은 줄 아냐' 등의 인격 모독 발언이 쏟아졌고고 수십대씩 머리나 정강이를 맞았다고 증언했다.
이런 '갑질'은 꾸준히 국민들의 눈과 귀를 괴롭히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몽고식품 김만식 명예회장이 자신의 운전기사를 폭행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전직 운전기사, 비서실장, 관리부장 등이 과거의 행태를 폭로했고, 소비자들은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대구·경북지역 소주업체인 금복주는 "창립 이래 결혼 한 여자가 회사를 다닌 적은 없다"며 결혼을 앞둔 여직원에게 퇴직 압력을 넣었다. 여직원은 이 사건을 고용부에 접수했고, 고용부는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다는 방침이다.
대림 산업 이해욱 부회장도 운전기사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폭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밝혀졌다. 심지어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을 강요하는 등 목숨을 위협하는 일까지 서슴없이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일에는 미스터피자와 마노핀 등의 브랜드를 전개하는 MPK 그룹의 정우현 회장의 폭행이 도마에 올랐다. 정 회장은 신규 오픈한 매장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나오던 도중 건물 경비원이 문을 잠궜다는 이유로 악수를 청하는 척 하다가 목과 턱을 수차례 가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계기로 전국의 미스터피자 점주들은 정 회장이 갑질이 처음이 아니라며 과거 있었던 각종 사건들을 폭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