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 "또 다른 김지원을 보여드릴거예요."(인터뷰)

2016-04-18 08:14:33

"'행운이라는 표현이 맞지 않을까요."
 
최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윤명주로 열연한 김지원이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그만큼 이번 작품은 그녀에게 특별했고 많은 것을 가져다준 복덩어리 같은 존재였다. 주변에서는 소위 '인생작'이라고까지 말한다. 
 
김지원은 "평가는 스스로 내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변에서 '인생작'이라고 말씀해 주신다면 그게 맞는 것 같다"며 "감사하다고 느낄만큼 좋은 작품이었고 운도 좋았다"고 돌아봤다.
 
'태양의 후예' 흥행은 일정 부분 예견된 일이었다. 드라마가 제작되기 전부터 배우들 사이에서는 이미 '좋은 드라마'라는 소문이 돌았다고. 자연스레 그런 분위기는 김지원에게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대작이라는 이유보다는 그런 분위기가 더 부담됐다"며 "더욱이 (윤중위가)좋은 역할이기도 했고, 꽤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나에게 제의가 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물론 부담과 기쁨은 별개였다. 김지원은 "캐스팅 제의가 왔을 때 너무 좋아서 뛰어 다니며 작가님께 감사 인사를 드렸다"며 환하게 웃었다.
 
■ '송송커플'보다 애틋했던 '구원커플'
 
김지원은 극 중 서대영 상사 역을 맡은 배우 진구와 일명 '구원커플'로 불리며 애틋한 로맨스를 그렸다. 군사령관 아버지의 반대를 무릎쓴 윤명주 중위와 그를 지켜보는 서대영 상사의 순애보는 유난히 애처로웠다.
 
김지원은 '구원커플'만의 매력에 대해 '과거'를 꼽았다. '송송커플'이 극 초반 첫 만남부터 호감을 가진 전형적인 핑크빛 사랑이라면, '구원커플'은 이들과 달리 극 초반 애절함을 끌어냈다. 무엇보다 이런 애칭에 대해 "그만큼 연기의 합이 잘 맞았다는것 아니냐"며 "나와 진구 오빠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남부럽지 않은 케미를 보인 두 사람이지만, 김지원은 '태양의 후예'를 통해 처음으로 진구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첫 만남은 어땠을까.
 
"작품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상대 배우가 누군지가 중요하잖아요. 저는 진구라는 말을 듣자마자 '고민할 것도 없겠다'고 생각 했어요.(웃음). 이미 군인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던 배우고 연기적으로도 많이 배울 수 있겠다 싶었죠."
 
실제로도 그랬다. 연기 파트너이기 이전에 선배 연기자였던 진구는 카메라 안팎으로 김지원을 도왔다. 오빠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말이다. 김지원은 "촬영을 하다보면 때때로 '내가 잘하고 있는건가' 헛갈릴 때가 있다"며 "진구는 그럴 때마다 나에게 격려와 연기적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 점이 가장 좋았다"고 회상했다.
 
열두 살의 적지 않은 나이 차이도 문제 없었다. 김지원은 "어느 날 나에게 '띠동갑은 동갑'이라고 하더라"며 "일부러 거리감을 느끼지 않게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며 웃었다.
 
■ '태양의 후예' 그 이후
 
'태양의 후예'는 100% 사전제작 드라마다. 이미 수개월 전 모든 촬영을 끝마친 배우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이다. 지금은 담담한 마음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김지원이지만 분명 '태양의 후예'는 그녀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그녀는 "확실히 실감하지는 못하지만,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 길을 가다보면 '윤중위다'라고 말씀하시더라"며 웃었다. 그러나 이내 "연기에 대한 태도와 마음가짐이 많이 성숙해진 것 같다. 어떤 작품을 만나든 이번 작품처럼만 한다면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다"며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흔치 않은 작품을 만났던 만큼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 그러나 김지원은 조급하지 않다. 그저 연기로서 천천히 보여주고 싶다고.
 
"사실 부담이고 고민이긴 해요. 그런데 제가 계획한다고 해서 그에 맞는 제의가 들어오는 것도 아니잖아요.(웃음). 주어진 상황에 맞춰 또 다른 김지원을 보여드리면 그게 최선이지 않을까요."
 
사진=킹콩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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