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거미' 박미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감독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국내 프로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여성 사령탑이라는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29라운드 경기에서 KGC인삼공사를 세트스코어 3대0(25-15, 25-13, 25-21)으로 꺾고 승리했다. 남은 경기에 상관 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날 우승 후 인터뷰에서 박미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잘 해줬다. 1등 감독 만들어줘 고맙다"라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며 눈물을 훔쳤다.
이로써 박미희 감독은 배구는 물론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처음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끈 여성 사령탑으로 역사에 이름을 새기게 됐다. 하지만 그는 "여성 감독이라고 똑같은 결과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똑같은 지도자로 봐줬으면 한다"는 의연함도 보였다.
그에 앞서 GS칼텍스의 조혜정 감독, 여자프로농구 KDB생명의 이옥자 감독 등 여성 지도자가 있었으나 결실을 맺지 못했다. 때문에 박미희 감독은 부담감 어린 시선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박미희가 잘못하면 앞으로 여자 감독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해질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오늘로서 부담감을 내려놨다"며 마음의 짐을 던 듯한 속내를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박미희 감독은 '수지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메달을 선사한 김수지는 "뭔가 찡했다. 메달이 좀 고장났는데 챔프전 우승하고 더 좋은 메달 걸어드리겠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