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낙서로 항일운동 펼치던 김용창, 50년 만에 밝혀진 진실

2017-05-07 11:54:49

사진-서프라이즈 방송 캡쳐

수십년의 세월이 지나 건국훈장을 받은 소년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7일 방송된 MBC '서프라이즈'에서는 낙서로 항일운동을 했던 김용창의 삶을 그렸다.
 
1941년 경기도 수원의 15세 소년 용창은 가난한 집안 형편에 도움이 되고자 서울로 상경했다. 그는 낮에 경성제국대학 사환으로 일하고, 밤에 경성덕수공립야간학교를 다니며 힘겹게 살아갔다. 얼마 되지 않는 적은 돈이라도 집에 보내는 효자였다.
 
시간이 흘러 아들로부터 연락이 뜸해진 1945년, 용창의 부모는 아들이 감옥에서 병사했다는 청천벽력을 전해들었다. 그후 용창의 가족은 범죄자의 가족이라는 낙인이 찍혀 어렵게 살았다.
 
다시 50년이란 오랜 세월이 흘러 용창의 동생에게 사람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에게는 형을 대신해 건국훈장 애국장이 전달됐다.
 
사연은 이랬다. 용창은 일하면서 조선인들에게 차별을 가하는 현장을 자주 목격했다. 이에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항일에 대한 내용을 담은 낙서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1944년 5월 자신이 일하던 경성보험관리소 1층에 일본징병제도를 비판하는 글을 쓰다가 잡히고 말았다. 같은 해 12월 용창은 1년 6개월 형을 받았다. 옥 중 고문으로 고생하던 용창은 광복을 불과 4개월 앞두고 순국했다.
 
하지만 일본은 이를 은폐했고, 50여 년이 지난 후 당시 재판문이 공개돼며 용창의 사연까지 함께 알려지게 됐다. 그렇게 용창은 뒤늦게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
 
1996년 그의 고향에는 그를 기리는 흉상이 세워졌다. 낙서로 항일 운동을 하다 꽃다운 나이에 순국한 그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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