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 2025-07-24 11:10:08
(재)부산문화회관과 ‘커넥트현대’가 손잡고 지역 작가 발굴과 유통을 지원하는 ‘아트 워크(ART WALK) 프로젝트’를 펼친다. 민간과 공공이 함께 만드는 지역 예술 협업 모델로 기대를 모으는 ‘아트 워크 프로젝트’는 일상 공간에서 산책하듯 즐길 수 있는 전시와 공연을 선보이는 프로젝트로, 지난달 시작해 오는 10월까지 계속된다.
백화점(커넥트현대 부산)은 메세나 차원에서 전시 공간과 연출, 작품에 대한 보험, 전시 인력 등을 지원하고, 공공 문예회관(부산문화회관)은 지역의 전시 공간 4곳을 선정해 전시부터 판매까지 연계하는 총괄 기획자 역할을 자처한다. 또한 상업 화랑, 대안공간을 망라하는 전시 공간 기획자와 참여 작가에겐 새로운 전시 기회를 제공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하게 된다. 다만, 지속할 경우, 전시 기획 경비 등 일부 예산의 보강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자문을 통해 최종 선정한 부산의 전시 공간 4곳은 맥화랑, 아이테르 범일가옥, 예술공간 영주맨션, 갤러리 아트숲이다. 이들은 커넥트현대 부산의 1·2층 유휴 공간에서 회화와 설치미술 중심의 기획전을 차례대로 진행한다. 커넥트현대 전시 작품의 경우, 관람은 물론 구매도 가능하다. 올해 선정된 참여 작가는 강혜은, 이창헌, 공로경, 신지원, 문지영, 김경화, 김남진 등 7명이다. 신진과 중진을 두루 아우르고 있다.
현재는 예술협회 아이테르(아이테르 범일가옥 운영 주체)가 협력한 2차 전시가 한창이다. 2차 전시는 △커넥트현대 부산 전시(7월 16일~8월 21일 이창헌전) △부산시민회관 전시(7월 22~27일 공로경·신지원 입체·설치미술)로 구성된다.
두 개의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는 ‘시가 된 기억들’이다. 2차 전시를 기획한 공명성 아이테르 대표는 “이창헌 작가는 기억과 감정을 회화의 중심으로 삼아온 예술가”라면서 “그는 말로 표현되지 않는 감정의 잔재, 무의식 속 기억의 파편을 시각 언어로 표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의 대표작 ‘코닉’(KONIK) 시리즈에서는 유년기의 목마를 주요 이미지로 삼아, 순수하고 본능적인 감정을 표현하고 있고, 우리는 그 작업 앞에서 각자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단막극’(2023), ‘절친들’(2024), ‘서커스’(2023) 등 입체작품을 선보인 공로경 작가는 경남 사천 출신으로, 진주 경상대 미술교육과와 일반대학원 미술학과(조소 전공)를 졸업했다. 여러 단체전을 거쳐 최근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정미소(공간쌀) 레지던스 2025 사업에 참여한 뒤 ‘STAGED:일상 속 무대에 오르는 순간’으로 개인전을 연 뒤 이번에 초청됐다.
부산 출신으로 상명대에서 텍스타일아트와 홍익대 대학원 섬유미술과 석사·디자인공예학과 섬유미술·텍스타일디자인 전공 박사를 수료한 신지원은 돌아가신 할머니를 애도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생전에 할머니가 입었던 원피스, 할머니와 나눴던 카톡 대화, 할머니가 주신 용돈 봉투와 편지, 그리고 각종 원단과 단추, 실 같은 물품을 오브제 삼아 완성한 작품인데, 마치 추상화 같은 느낌으로 전해졌다. 신 작가는 “화이트큐브 공간에서 여는 전시는 처음”이라면서 “같은 작품이어도 아이테르 범일가옥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고, 새로운 전시 기회를 얻게 해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보다 앞서 맥화랑 주관으로 커넥트현대 부산 2층에서 지난 15일까지 열린 1차 전시는 강혜은 작가 작품을 소개했다. 3차 전시(8월 22일~10월 1일)는 예술공간 영주맨션 주관으로 문지영·김경화 작품을 커넥트현대 부산 1, 2층에서 선보인다. 마지막 4차 전시(10월 2~31일)는 갤러리 아트숲 주관으로, 지역의 중진 작가 김남진 작품을 커넥트현대 부산에서 진행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시뿐 아니라 공연 프로그램도 함께한다. 부산문화회관이 여는 ‘시민뜨락축제’와 연계해 오는 9월 6일 커넥트현대 부산 2층에서 부산시립예술단과 지역 예술단체가 함께하는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 운영 전반을 맡고 있는 부산문화회관 문화융합팀 장수현 과장은 “공공(부산문화회관)과 민간(커넥트현대)이 함께하는 ‘예술 협업 모델’ 사례가 지역 예술 생태계 활성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23일 부산을 찾은 더현대 서울(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 김혜영 책임큐레이터는 “‘아트 워크 프로젝트’의 지속 여부는 확정 전이지만, 오는 9월이면 커넥트현대 부산이 리뉴얼 1주년을 맞이하고, 2027년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 계획된 ‘더현대 부산’에 포함될 300평 규모 갤러리 준비 등이 맞물려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