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11일 총리로 재선출됐다. 다만 자민당이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패배한 만큼 ‘식물 내각’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특별국회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열린 총리지명 선거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해 다시 총리직에 올랐다.
중의원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1·2위인 이시바 총리와 제1야당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가 결선 투표를 치렀다. 중의원에서 1994년 이후 30년 만에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총리는 전체 465표 중 221표를 얻어 160표에 그친 노다 대표를 따돌렸다. 캐스팅 보트를 쥔 제2야당 일본유신회와 제3야당 국민민주당은 1차 투표에서와 마찬가지로 결선 투표에서도 각각 자당 대표에게 표를 던져 이시바 총리 연임을 사실상 용인했다. 중의원과는 별도로 진행된 참의원 총리지명 선거에서도 이시바 총리가 전체 239표 가운데 142표를 얻어 총리로 재선출됐다. 일본 총리는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각각 과반을 얻어야 한다.
이시바 총리가 직을 유지하게 됐지만 여당인 자민·공명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총선 결과로 인해 중의원이 여소야대 구조로 재편됨에 따라 향후 국정 운영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민당·공명당 의원에 자민당 출신 무소속 의원을 합한 범여권 세력 의석수가 절반 이하여서 야당 협력 없이는 예산안과 법률안을 통과시킬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