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2024-12-10 11:34:34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0일 당 중진들의 권성동 원내대표 추대설에 대해 “중진 회의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 대표 측과 친윤(친윤석열)계가 추경호 원내대표의 후임 선출을 놓고 다시 대립하는 모양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로부터 ‘중진들이 권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한다고 한다’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4선 이상 중진들은 이날 국회에서 별도 회의를 갖고 신임 원내대표 선출 등에 대해 논의했다. 나경원 의원은 회의 뒤 “지금 굉장히 위중한 상황이라서 여러 복잡한 현안을 풀어갈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했다”며 “협상력과 추진력이 있는 권 의원이 적절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앞서 권 의원은 지난 7일 추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을 이끈 뒤 사의를 표명하자 당 의총에서 “혼란스러운 시기에 원내지도부를 바꾸면 안 된다”며 추 원내대표 재신임을 이끌기도 했다. 당시 친한(친한동훈)계인 한지아 의원은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국민의힘 의원 18명만 참여했던 상황에 추 원내대표의 책임이 있다며 반대 입장을 보였으나, 이어진 거수 표결에서 전체 78명 의원 중 73명이 찬성, 추 원내대표의 재신임 안이 통과된 바 있다. 그러나 추 원내대표의 사퇴 의사가 워낙 강해 일단 재신임은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에 중진들을 중심으로 엄중한 시기인 만큼 원내대표 경험이 있는 의원들이 새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이날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권 의원으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중진들의 이 같은 결정은 친한계 일각에서 탄핵 찬성 쪽으로 돌아서는 상황에서 탄핵 반대 대열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당까지 공멸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그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친윤계 핵심 인사가 원내대표를 다시 맡는 게 적절하냐는 내부 지적이 나온다. 한 대표가 중진들의 의견 표명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반응한 것 또한 그런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친한계에서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운 후보가 추대 방식으로 선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당내 다수인 친윤계는 표결을 통한 선출 방식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권 의원을 비롯해 친윤 중진인 권영세, 윤재옥 의원 등이 거론됐다. 친한계에서는 계파색이 약한 김도읍 의원을 거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민의힘은 10일 신임 원내대표 후보 접수를 한 뒤 12일 경선을 실시하는 일정을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