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 2026-01-06 07:00:00
노년층은 골밀도가 감소돼 가벼운 낙상에도 고관절 골절이나 척추 압박골절, 손목 골절 등 심각한 손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인창요양병원 재활의학과 김영동 과장은 "낙상 사고가 발생했다면 바로 일어나려 하지 말고 통증이나 이상 여부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며 "통증이 있다면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거나 119에 연락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인창요양병원 제공
한겨울은 노년층에겐 생명의 위협이 된다. 낙상 사고가 빈번해지는 탓이다. 겨울철에 3배 이상 많이 발생하며, 65세 이상 노년층 낙상은 65세 미만보다 6배 가량 높다는 질병청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인창요양병원 재활의학과 김영동 과장은 “노년층은 골밀도 감소로 인해 가벼운 낙상에도 고관절 골절이나 척추 압박골절, 손목 골절 등 심각한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년층 낙상 잦은 원인은
추운 날씨는 몸을 움츠러들게 하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게 만들어 균형 유지에 방해가 된다. 눈이나 빙판길까지 더해지면 작은 부주의에도 쉽게 넘어질 수 있다. 특히 관절염이나 중풍을 앓아 균형 감각이 떨어지는 노년층의 경우엔 추운 날씨에 몸을 더 움츠리게 되면서 넘어져 다칠 가능성이 높다.
관절과 뼈, 근육이 약해지고 근력이 감소하는 것도 주된 원인이 된다. 시력과 청력 또한 감퇴해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느려지면서 넘어질 우려가 더욱 커진다. 낙상 사고의 상당수는 외부가 아닌 집 안에서 발생한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고령층 낙상 사고의 60~70%가 실내에서 일어난다. 겨울철에는 추위로 근육이 경직되고 외출이 줄어들면서 욕실의 젖은 바닥, 현관 문턱, 장판이나 카펫 경계, 침대나 소파에서의 낙상이 잦아진다.
낙상 사고 때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손목이다. 넘어질 때 손을 짚으면서 손목에 충격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부기가 가라앉지 않고 손목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지속되면 골절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무릎도 많이 다치는 부위 중 하나다. 연골·인대 손상이 있을 수 있어 단순 타박상이라 여기고 방치해선 안 된다. 꼬리뼈도 마찬가지다. 통증이 1주일 이상 이어지거나 앉기 힘들 정도라면 골절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혔을 때 별다른 증상이 없다고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혈액 응고를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 중인 노인의 경우엔 초기엔 증상이 거의 없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출혈이 진행될 우려가 있다. 낙상 이후 이르면 수일 뒤 두통이나 구토, 보행 이상 등의 변화가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노년층 낙상에서 가장 심각한 부상은 고관절 골절이다. 고관절은 뼈가 약해진 고령자나 골다공증 환자는 가벼운 낙상에도 쉽게 골절될 수 있는 부위다. 방치하면 1년 내 사망률이 25%에 이를 만큼 치명적이어서 의료기관에서 치료받는 것이 급선무다. 김 과장은 “낙상 사고가 발생했다면 즉시 일어나려 하지 말고 통증이나 이상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며 “조금만 움직여도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진다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119에 연락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욕실 등 실내 낙상 예방 환경을
낙상으로 부상을 입었다면 재활치료에 신경써야 한다. 김 과장은 “재활치료는 손상 부위와 부상 정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환자별 맞춤형 재활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부종과 통증을 완화시키고 관절은 움직이지 않고 근육에 힘을 주는 등척성 운동을 통해 근육 긴장을 유지하도록 한다. 이어 손상된 근육을 강화시키고 관절가동 범위를 회복하는 운동을 단계적으로 수행한 뒤 고유수용감각 회복 훈련을 통해 균형 능력을 복원시켜 낙상 재발을 예방한다.
완경 이후 갱년기를 맞은 여성이나 노년층은 골밀도 감소로 추가 골절 위험이 더욱 커지는 만큼 골밀도 검사를 통해 골다공증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 시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골밀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뼈의 주요 구성 성분인 칼슘과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필수다. 칼슘의 하루 권장량은 800mg이며, 우유와 같은 유제품과 뼈째 먹는 생선 등에 풍부하다. 김 과장은 “비타민 D의 경우 산책 등으로 햇볕을 쬐면 되는데, 바깥 활동이 어렵다면 보충제로 섭취할 수 있다”며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와 탄산음료는 칼슘 흡수를 방해하고 배설을 촉진하기 때문에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내 낙상 사고가 빈번한 만큼 안전한 실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욕실과 현관에 미끄럼 방지 장치를 설치하고 문턱과 바닥의 높낮이를 최소화하는 식이다. 실내에서 미끄럽지 않은 신발이나 양말을 착용하는 습관도 들일 필요가 있다.
낙상을 우려해 바깥 활동을 완전히 중단하면 심폐기능이 떨어지고 근육 위축이 빠르게 진행될 우려가 있어 어느 정도 바깥에서 움직이는 것이 좋다. 기온이 비교적 높은 낮 시간을 이용해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되 평소 운동량의 약 80% 수준으로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겨울철에는 관절과 근육이 쉽게 굳어지므로 준비 운동과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한다.
외출 시에는 보행 속도를 줄이고 손을 주머니에서 빼 균형을 유지하도록 한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습관을 피하기 위해 장갑을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김 과장은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을 착용하고 필요하다면 지팡이와 같은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옷은 따뜻하게 입되 지나치게 둔하지 않게 입어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동치료 모습. 인창요양병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