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축구' 이재명… "검증 차단, 무책임" 지적도

인터뷰 차단하고 공약집 늦게 발간
"틈 안주겠다" 민주당 '침대 축구' 전략
민주당 낙관론 경계령 내리며 변수에 촉각
이재명 검증 기회 차단한 민주당에 지적도
"공약 던져놓고 유권자 혼자 해석하나"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2025-05-21 15:59:28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인천광역시 부평역 북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방탄유리 내부에 들어가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인천광역시 부평역 북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방탄유리 내부에 들어가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최근 행보에 대해 ‘침대 축구 전략’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공약집 발간이 늦어지면서 검증 기회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개별 인터뷰조차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6·3 대선에서 이 후보의 승기가 굳어지고 있는 만큼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선거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21일 민주당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달 27일에서 29일 사이에 공약집 발간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선 직전에 공약집을 발간하는 것으로, 이는 지난 대선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 후보는 지난 20대 대선에선 본 선거 2주 전에 공약집을 낸 바 있다. 이 후보가 선거 직전 주에 공약집을 내는 건 세밀한 공약 검증을 통한 공세 고리를 차단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는 최근 민주당이 펴고 있는 침대 축구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전략은 민주당 의원들에게도 적용된다. 민주당은 의원들에게 지시사항을 뿌리며 ‘대선 낙관론’ 차단에 나선 상태다. 민주당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전날 의원들에게 “연설, 인터뷰, 방송 등에서 ‘예상 득표율’ 언급을 금지한다”며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낙승, 압승 등 발언을 금지한다. 실언하지 않도록 언행에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를 어길 경우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엄포하기도 했다.

이는 이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상황에서 낙승, 압승 등 이미지가 굳혀질 경우, 보수 결집 등 역결집 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민주당 김경수 총괄선대위원장은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이 후보에 대한 추세가 좋아지고 있는 건 맞지만 현장 민심은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박빙”이라며 “국민의힘에 실망해 투표를 안 한다는 분들이 많은데, 막판에 작은 계기가 생겨도 (보수 성향 유권자는) 바로 결집해 버린다”며 낙관론 경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언론 인터뷰도 차단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개별 언론 인터뷰를 이어갔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표심과 직결되는 지역 핵심 현안과 관련한 취재진 질의에도 이 후보는 타 대선후보와 달리 일절 응답하지 않았다. 설화에 따른 리스크를 막기 위한 차원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 후보가 살얼음판 걷듯 신중하게 일정을 소화하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다만 유력 대권주자가 본인의 공약 현실성을 따질 기회를 차단하는 데 대한 지적도 적지 않다. ‘큰 틀의 공약만 던져놓고는 알아서 해석하라는 식이냐’는 비판도 나온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유권자는 대선후보의 공약을 자세히 알아야 하고, 대선후보는 본인의 공약을 꼼꼼히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전국, 지역 공약을 내놓고는 이를 검증할 기회를 주지 않는 건 유력 후보로서 책임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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