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보아 ‘롯데 새 에이스’로 급부상… 롯데 3위 수성

2경기 연속 QS·연승까지 달성
최고 시속 157km 위력적 좌완
강력한 구위에 이닝 능력 탁월
특이한 투구폼 바꾸며 상승세
‘1선발’ 반즈 자리 완벽히 대체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2025-06-09 18:11:12

롯데의 새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가 지난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호투하며 승리를 챙겼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의 새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가 지난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호투하며 승리를 챙겼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에이스의 향기가 난다. 강력한 구위는 물론이고, 탈삼진에 제구까지. 선발 투수의 척도인 이닝 소화 능력도 탁월하다. 롯데의 새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28)의 이야기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감보아가 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감보아는 지난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방문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6과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지난 3일 키움 히어로즈전(7이닝 무실점)에 이어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두 경기 연속 승리를 챙겼다. 감보아는 KBO리그 등판 3경기에서 2승(1패)째를 기록했다.

이날 감보아의 호투에 힘입어 롯데는 34승 28패 3무로 단독 3위에 다시 올라섰다.

감보아의 장점은 강력한 구위에 있다. 감보아는 8일 두산전 때 던진 96구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64구로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직구(61구)와 체인지업(15구), 슬라이더(11구), 커브(9구) 등 강력한 직구 위주로 대결을 벌였다.

감보아는 이날 최고 시속 157km를 던졌다. ‘강속구 왼손 투수가 있으면 지옥에서까지 가서라도 데리고 와야 한다’는 야구 속설이 있다. 그만큼 좌완 강속구 투수는 매력적인 것이다.

왼손 투수인 감보아는 단순히 공만 빠른 게 아니다. 그는 7회에도 시속 156km까지 던질 정도로 뛰어난 체력을 입증했다. 여기다 분당 회전수(rpm)는 2531회가 나왔다. KBO리그 직구 평균 rpm은 2200회 수준임을 감안하면 감보아의 구위가 그만큼 뛰어나다는 걸 보여준다. 공의 회전수가 많으면 그만큼 장타를 맞는 확률이 줄어든다. 감보아는 KBO리그 데뷔 후 3경기에서 총 11개의 안타를 허용했으나 이 가운데 장타는 단 하나도 없었다. 감보아는 두산전을 마치고 “오늘은 직구가 좋은 날이었다. 직구가 잘 먹혀서 변화구도 더 좋은 타이밍에 던질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감보아의 데뷔 무대는 실망과 웃음이 함께 있었다. 감보아의 투구 동작 때문이었다. 감보아는 투구 전 허리를 거의 지면과 90도 각도가 될 정도로 깊게 숙인 뒤 투구하는 습관이 있다.

데뷔전 상대인 삼성 라이온즈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삼성은 2회 2사 만루 상황에서 삼중 도루를 시도했고, 성공했다. KBO리그 역대 9번째 삼중 도루였다.

감보아는 3루 주자가 홈으로 뛰기 시작했는데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삼중 도루를 허용했다. 이 때문에 감보아는 이날 5회를 넘기지 못하고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에 야구팬들은 ‘예의 바르게 인사한다’, ‘마운드에 개미가 지나갔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즐거워했다.

화제가 됐던 감보아의 투구 자세는 더 이상 볼 수가 없다. 감보아는 곧바로 투구 자세를 바꿨고, 두 경기 연속 호투를 선보이며 2연승을 기록했다.

감보아는 “그 상황 이후에 곧바로 동작을 바꿨다. 한국 야구는 주자가 굉장히 빠르다는 걸 느꼈다”면서 “나만의 리듬을 위해서 그렇게 던졌다. 이제는 그걸 안 해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3년 동안 롯데의 1선발 역할을 하다 시즌 도중 부상으로 팀을 떠난 ‘좌승 사자’ 찰리 반즈의 빈자리를 감보아가 완벽하게 메워주고 있다.

감보아가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해 준다면 롯데의 ‘8년 만의 가을야구’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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