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급’을 넘어서는 고급화 바람

중형차에 대형급 편의장치 장착해
에어서스펜션·조수석 디스플레이
국산 신차 고급화 추세 영향 받아
경쟁력 확보 고육지책인 듯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2025-07-09 07:00:00

최근 국산차의 고급화 바람속에 수입차들도 ‘급’을 넘어서는 편의장치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조수석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아우디 중형 세단 ‘더 뉴 아우디 A5’ 실내 모습. 아우디코리아 제공 최근 국산차의 고급화 바람속에 수입차들도 ‘급’을 넘어서는 편의장치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조수석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아우디 중형 세단 ‘더 뉴 아우디 A5’ 실내 모습. 아우디코리아 제공

최근 출시되는 수입차들이 ‘급’을 넘어서는 편의장치와 인테리어 등을 대거 선보이며 국내 자동차 업계를 깜짝놀라게 하고 있다. 국산차들의 고급화로 수입차들의 영역이 위협을 받고 있는데다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업그레이드도 한계에 달하면서 수입차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동급대비 고급화’라는 카드를 빼든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고급 대형차에 주로 장착되던 기능들이 중형차에 탑재된 사례로는 에어서스펜션과 오프로드용 하부 카메라, 조수석 디스플레이, 밝기 조절이 되는 썬루프 등이 대표적이다.

아우디코리아가 지난 1일 출시한 중형 세단 ‘더 뉴 아우디 A5(신형 A5)’의 S라인 트림에는 차값 3억 원이 넘는 포르쉐 전기차 ‘타이칸’처럼 조수석에 디스플레이(10.9인치)가 장착돼 있다. 또한 신형 A5는 아우디 최초로 투명도 조절이 가능한 스위처블 파노라믹 루프가 기본이다.

고급 대형차의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탑재되는 에어서스펜션이 중형차에 장착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신형 A5와 함께 선보인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더 뉴 아우디 Q5’의 블랙 에디션에는 어댑티브 에어서스펜션이 있다. 동급 경쟁 모델 중 이 기능은 신형 A5가 처음인데, 주행 조건에 따라 차고를 15~45mm 조절하고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후륜 에어서스펜션이 장착된 볼보차 ‘S90 런치 에디션’. 볼보차코리아 제공 후륜 에어서스펜션이 장착된 볼보차 ‘S90 런치 에디션’. 볼보차코리아 제공

볼보차코리아가 7일 50대 한정 모델로 출시한 ‘S90 런치 에디션’에는 기존 모델에 없는 후륜 에어서스펜션이 최초로 장착됐다. 차값도 7390만 원이다. 이 회사 이윤모 대표는 “현재 판매되는 수입차 중 가장 낮은 가격의 차에 후륜 에어서스펜션이 적용됐다”고 강조했다.

볼보차코리아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중형 SUV ‘XC 60 윈터에디션’은 온라인 판매 2분 만에 조기 완판됐다. 에어서스펜션 장착이 주된 요인으로, 당시 소비자들사이에선 “7000만원대 에어서스펜션 장착 차량”으로 회자되며 반응이 좋았다.


투명·불투명 조절이 가능한 르노코리아 ‘세닉 E-테크’의 솔라베이 파노라믹 선루프.르노코리아 제공 투명·불투명 조절이 가능한 르노코리아 ‘세닉 E-테크’의 솔라베이 파노라믹 선루프.르노코리아 제공

프랑스에서 수입 판매하고 있는 르노코리아의 ‘세닉 E-테크 1000% 일렉트릭’은 10.9m로 회전반경이 좁아 유턴 등에서 도움이 된다. 르노코리아 측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해 앞바퀴 회전 공간이 많아 가능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차에 장착된 솔라베이 파노라믹 루프는 불투명과 투명 2단계로 조절된다.


오프로드 주행 시 차량 하부 카메라로 노면을 볼 수 있는 ‘투명 보닛’ 기능이 장착된 메르세데스-벤츠의 중형 SUV ‘GLC’. 벤츠코리아 제공 오프로드 주행 시 차량 하부 카메라로 노면을 볼 수 있는 ‘투명 보닛’ 기능이 장착된 메르세데스-벤츠의 중형 SUV ‘GLC’. 벤츠코리아 제공

앞서 지난해 1월 완전변경 모델로 출시된 메르세데스-벤츠 중형세단 E클래스(E 300 4매틱 AMG라인 이상)에는 기본 사양으로 고급 MBUX 슈퍼스크린이 장착됐다. 전기차 ‘EQE SUV’에도 탑재돼 있다. 이는 중앙 디스플레이와 동승자석 디스플레이가 이어진 형태의 대형 스크린으로 ‘실내 인테리어의 끝판왕’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또한 벤츠 중형 SUV ‘GLC’에는 360도 카메라와 연동해 전방의 주행 경로를 완벽히 파악할 수 있는 ‘투명 보닛’ 기능이 있다. 이는 오프로드 주행 시 운전자 시야가 닿지 않는 차량 전면부 밑의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차값이 2억 원 넘는 랜드로버 ‘디펜더 옥타’에 이 기능이 있다.

토요타 중형 세단 ‘캠리’는 동급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2열 전동 리클라이닝 시트를 탑재했다. 이 사양은 상위 체급인 현대차 ‘그랜저’에도 적용되지 않는 프리미엄 옵션이다. 여기에 3존 독립 에어컨과 후석 리어 컨트롤 스위치, 2열 열선 및 통풍 시트, JBL 프리미엄 오디오, 천연가죽 시트 등도 적용됐다.

이처럼 수입차들이 고급 편의장치를 중형차에 대거 탑재하고 있는 것은 최근 선보이는 현대차와 기아, 르노코리아, KGM 등의 국산 신차들이 차값 5000만 원 미만임에도 커브드 디스플레이에 조수석 디스플레이 탑재, 첨단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고급화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여기에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엔진·배터리 업그레이드가 최근 한계에 달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전장이나 기능 면에서 프리미엄 수입차 수준인 국산차들이 많은데, 원가에 다소 부담이 되지만 시장 확대를 위해 업체마다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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