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 2025-07-07 18:09:57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인기로 책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올 상반기 부산 공공도서관의 이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에 비해 대출 권수도, 대출자 수도 증가해 책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대표 도서관인 부산도서관을 비롯해 부산의 54개 공공도서관 상반기 이용 통계를 분석해 본 결과 대출자 수는 119만 8665명, 대출 권수는 407만 8382권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공공도서관 대출자는 평균 한 명당 3.4권의 책을 빌려본 셈이다. 대출자 수와 대출 권수는 지난해 대비 각각 6.6%(7864명), 7.5%(3만 407권)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도서관 콘텐츠 열람 수도 많이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는 39만 8890건이었으나 올 상반기는 49만 6690건으로, 9만 7800건이나 늘어났다. 전자도서관 이용 건수는 책뿐만 아니라 신문, 잡지까지 포함한 수치이며, 2023년부터 전자 간행물 열람 수치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공공도서관 이용 증가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도 대출 인기 도서의 상위권은 거의 한강 작가의 소설이 차지했다. 국립중앙도서관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도서관 정보나루’의 부산 공공도서관 상반기 대출 도서 순위를 보면,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채식주의자> <흰> 등이 1, 2, 4, 5위를 차지했으며 김호연 작가의 소설 <불편한 편의점>이 3위를, 김애란 작가의 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과 추정경 작가의 소설 <열다섯에 곰이라니>가 6, 7위에 올랐다. 6, 7위를 차지한 책은 각각 2025년도와 2024년도의 ‘원북원부산’ 올해의 책 선정 도서로, 원북원부산 운동이 부산 시민의 책 읽기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13세 이하 아동 부문 인기 도서는 1위부터 10위까지 전체가 <흔한 남매> 시리즈가 차지하고 있다. 초등생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는 <흔한 남매> 시리즈는 형과 동생이 주인공인 이야기로 가족과 형제자매 간의 갈등과 화해를 유쾌하고 재미있게 그려낸다.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상황을 엉뚱하고 재미있게 접근해 웃음이 터지며 동시에 교훈도 담고 있다. <흔한 남매> 시리즈를 제외하면 김탄리 작가의 <나를 찾아 줘!>가 가장 많이 대출됐다. 이 책은 2024년도 원북원부산 선정 도서였다.
14~19세에 해당하는 청소년 분야에선 이꽃님 작가의 소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김호연 작가의 소설 <불편한 편의점>,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김수빈 작가의 소설 <고요한 우연>, 유은실 작가의 소설 <순례 주택>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대출 인기 순위를 비롯해 청소년, 성인으로 구분해도 1위부터 7위까지는 모두 장편소설이 차지하고 있다. 여전히 문학 분야가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전자책 분야를 보면 한강 작가의 <회복하는 인간>, 장오수 작가의 <섬돌에 쉬었다 가는 햇볕 한 자락>, 정해연 작가의 <말은 안 되지만>, 이쿠마루 가쿠 작가의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전자책 역시 소설이 강세를 보였다.
대출 도서를 장르별로 분석하면 철학, 사회과학, 역사책은 유지 수준이거나 감소 추세이지만, 문학 분야는 증가세를 보였다. 대출자의 성별 분포를 보면 남성 41.5%, 여성 58.4%로, 최근 3년간 수치와 거의 비슷하다.
박은하 부산도서관장은 “부산의 공공도서관들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작가의 주요 작품 전시와 분석 특강, 낭독회를 열었고, 원북원부산 운동도 꾸준히 진행되며 부산의 책 읽기 문화가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