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챌린지]백양산-부산 도심 주산...낙동강 바라보며 운수사 들리는 매력

사상구 덕포역 출발...도솔정사 운수사 들러
사찰 곳곳 경구 새기며 힐링...고당봉엔 없는 도심 조망
산정에서 불태령 금정산 동서남릉 뚜렷히 보여

전대식 기자 pro@busan.com 2025-09-12 15:39:56

챌린지 4번 코스 종점인 백양산. 챌린지 4번 코스 종점인 백양산.

국립공원 지정 초읽기에 들어간 금정산. 명칭은 금정산이지만 국립공원 지역에 백양산도 포함돼 있다. 금정산 국립공원 면적은 69.8㎢ 이 중 15%가량이 백양산(642m)이다.

챌린지 코스 4, 5번에서는 백양산 자락을 찾는다.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으로 백양산(642m)의 '몸값'도 치솟는다. 금정산이 예로부터 부산의 진산이라면 백양산은 부산 도심의 주산이다. 고당봉에서 바라볼 때 가렸던 도심 곳곳이 백양산 꼭대기에선 여지 없이 펼쳐진다.

부산진구 사상구 지역민의 '동네 뒷산'인 만큼 산행로는 여러 갈래다. 사상구의 의견을 받아 도시철도 덕포역에서 출발해 둘레길을 걷다 운수사에서 애진봉으로 붙는 코스로 짜봤다.


챌린지 시점인 도시철도 덕포역 2번 출구. 챌린지 시점인 도시철도 덕포역 2번 출구.

덕포역 2번 출구에서 인증 사진을 찍고, 덕상초등학교 방면으로 이동한다. 덕상초등학교를 돌아 사상시니어클럽 사이로 오솔길이 나온다. 느긋한 경사를 천천히 오르면 자그마한 암자인 도솔정사에 닿는다. 입구에 <쉬어가는 삶>이란 안내문이 있다.

"무엇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으로 묵묵히 쉬면서 천천히 가라. 놓으면 자유요 집착함은 노예다. 쉼은 삶의 정지가 아니라 삶의 중요한 부분이다. 쉼이 없는 삶은 삶이 아니라 고역일 뿐이다. 이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인생도 잠시 쉬어갈 뿐이다."

글귀를 마음이 새기며 발걸음은 뗀다. 도솔정사 오른쪽에 '등산로 가는 길' 이정표가 있다. 능선으로 붙는 길인데 정비가 되지 않아 다소 거칠다. 5분 정도 오르면 국가지점번호판을 만난다. 여기서 왼쪽 산길로 접어들어 철탑을 지나면 삼각정 쉼터가 있다. 여기부터 백양산테마임도 숲테라스~모라예비군훈련장까지 20여 분 둘레길을 걷는다. 왼쪽으로 낙동강과 김해국제공항 김해평야가 보인다. 예비군훈련장을 지나면 운수사·백양터널 갈림길이 나온다. 운수사 방면으로 오른다. 시멘트 길과 흙길을 가다 싶으면 운수사가 나온다.


운수사 대웅전. 국가 보물이다. 식수로 쓰기에 아까운 약수가 있다. 운수사 대웅전. 국가 보물이다. 식수로 쓰기에 아까운 약수가 있다.

운수사는 조계종 범어사 소속 사찰이다. 가야 시대 창건됐다고 전한다. 조선 정조 때까지 범어사와 견줄 정도로 큰 사찰이었다.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주심포계 맞배집이다. 전각 안 벽화는 운수사의 시대적 변화상을 보여준다고 한다.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로 국가 보물이다. 대웅전 옆문을 지나면 약수가 있다. 여기서 물을 보충한 뒤 108계단을 밟고 2006년 지은 대웅보전으로 간다. 조선 시대 간행된 '동래부지(東萊府誌)'에는 해 질 무렵 운수사 종소리가 아름다워 운수모종(雲水暮鐘)으로 칭했다. 사상 8경의 하나이다. 본래 범종은 임진왜란 때 왜군이 가져갔는지 부셨는지, 행방불명이다. 현재는 새 범종이 매달려 있다. 종각에서 바라본 서부산 낙동강 경치는 운수모종은 아니지만 '운수조망'으로 불러도 좋을 만큼 빼어나다.


운수사 종각에서 바라본 서부산 일대. 운수사 종각에서 바라본 서부산 일대.

사찰의 정취를 양껏 즐기고, 대웅보전에서 20여m 오른쪽으로 백양산 정상 안내 이정표가 있다. 여기에서 백양산까지 1.2㎞. 제법 가파르지만 군데군데 나무 덱이 있어 욕심 내지 말고 쉬엄쉬엄 올라가자. 덱에서 뒤돌아보면 아까 지나왔던 운수사 그 뒤로 서부산 낙동강이 겹치는 조망이 매력적이다. 20분가량 경사가 높아진다. 잠시 뒤 금정산 챌린지 5번 코스의 종점인 애진봉을 만난다.

애진봉에서 백양산은 지척이다. 백양산 정상에서 북쪽으로 불태령과 금정산 자락이 보인다. 시선을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동래구 부산진구 동구 사상구 북구 지역 일대가 파노라마 사진처럼 눈에 찍힌다. 남동쪽 건너편 멀리 황령산도 조망된다.


백양산 정상에선 고당봉에선 볼 수 없었던 부산 도심 곳곳이 조망된다. 백양산 정상에선 고당봉에선 볼 수 없었던 부산 도심 곳곳이 조망된다.

백양산은 예전엔 '운수산' '선암산'으로도 불렸다. 각각 운수사 선암사가 있는 위치에서 사찰 이름을 붙인 것인데, 요즘은 다른 이름은 명맥이 사라지고 백양산만 남았다.

백양산 정상 표지석에서 인증 사진을 찍고 원점으로 가려면 운수사 방향으로 길을 열면 된다. 그게 싫다면 백양산에서 남쪽 유두봉을 지나 삼각봉까지 연결된 내리막 능선을 타도 된다.


낙동정맥인 유두봉에서 바라본 백양산. 낙동정맥인 유두봉에서 바라본 백양산.

삼각봉 가기 전에 신라대 방면으로 내려서면 올라올 때 지난 삼각정이 나온다. 여유가 있다면 금정산 챌린지 8번 금백종주 특별코스의 맛보기 산행 삼아 유두봉~삼각봉~갓봉~개림초교로 하산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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