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해운기업 이전… '보수 본고장' 부산 원도심 흔들리나

본보 여론조사로 본 부산 원도심 민심

원도심 몰린 권역서 민주당 지지도 높아
정부 정책 효과 영향 분위기 반전 이례적
주민 삶 체감·성과 공약 선거 승패 관측
국힘, 표심 회복 위한 의제 발굴 시급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2026-01-08 18:21:02

8일 부산 동구 해수부 청사에서 나온 직원들이 점심 식사를 위해 인근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8일 부산 동구 해수부 청사에서 나온 직원들이 점심 식사를 위해 인근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에서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더 강한 곳으로 꼽히는 원도심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최근 진행한 〈부산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서 원도심 주민들이 진보 정권인 여권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 임시 청사 이전과 해운대기업 본사가 원도심으로 옮기기로 하면서, 이에 따른 파생적인 효과가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보수 텃밭인 원도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 6·3 지방선거가 예측 불허로 흘러가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부산일보〉 의뢰로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부산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년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를 물은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39.7%로 조사됐고, 민주당 지지율은 39.6%로 나타났다. 양당 지지율이 0.1%포인트(P) 차에 그치며 민주당과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사실상 동률 수준으로 좁혀졌다.

눈에 띄는 부분은 원도심이 몰려있는 권역의 정당 지지도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존에 강한 보수색을 나타냈던 원도심에서 오히려 민주당 지지도가 가장 높았다. 권역별로 보면 1권역(북·사하·강서·사상) 민주당 41.2%·국힘 38.8%, 2권역(동래·남·연제·수영) 민주당 39.6%·국힘 39.0%, 3권역(해운대·금정·기장) 민주당 34.9%·국힘 44.3%, 4권역(중·서·동·부산진·영도) 민주당 42.5%·국힘 36.9%로 드러났다.

이 대통령 국정 평가도 다른 권역과 비교해 원도심이 몰려있는 4권역의 긍정 응답(56.7%)이 가장 높았고,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방선거에서 여권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는 응답(51.4%) 역시 4권역만 과반을 넘으며 다른 권역에 비해 두드러진 결과를 보였다.

보수 본고장인 원도심의 민심 변화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원도심은 문재인 바람이 부산을 휩쓸었던 2018년 지방선거를 제외하곤 민주당이 연전연패하던 곳이다.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은 물론 지방의원까지 사실상 국민의힘 텃밭이다.

원도심 민심이 요동치는 배경에는 최근 가시화된 정부 정책의 성과가 자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해수부 임시 청사 개청에 이어 해운대기업 본사 역시 원도심으로 옮기기로 하면서 침체했던 지역 분위기가 반전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구 수정동 일대 상인들은 해수부가 오기 전보다 매출이 늘어나고, 전반적으로 지역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처럼 부산 내 다른 지역보다 현 정부 정책의 영향을 직접 체감한 원도심 주민들이 효능감을 느끼면서 보수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령층이 많이 사는 원도심은 재래시장이 많고 관광 등 체감 경기에 민감하다. 게다가 원도심은 부산 내에서도 가장 빠르게 지역 소멸 위기에 직면해 지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권이 해수부 이전 등으로 단기적 성과를 내며 지역 발전 담론을 제시한 게 여권의 지지율 상승에 주효했단 평가다. 이번 신년 여론조사에서 원도심 주민들은 행정통합에 대한 찬성 응답도 높았는데, 이는 인구 소멸 위기에 직면한 원도심 주민들의 변화에 대한 절박한 열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번 선거에서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공약과 성과가 승패를 가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보수 텃밭인 원도심 민심이 요동치면서 자리를 수성해야 하는 국민의힘은 이들의 표심을 잡을 수 있는 의제를 발굴하는 게 시급한 상황이다. 민주당도 선거가 5개월 남은 만큼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비전을 제시하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 사용된 피조사자 선정 방법은 통신사에서 제공받은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해 무선 자동응답(ARS) 조사로 진행했다. 가중값 산출과 적용 방법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를 기준으로 셀가중을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5.6%로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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