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들에게 주고 남은 고가 시계 받아”… 통일교 게이트 수사 ‘급물살’

“한학자 총재,2018년 교단 인사에게
명품 ‘까르띠에’ 시계 선물” 진술 확보
전재수 전 장관 의혹 시점들과 근접
정교유착 합수본 출범, 신천지도 수사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2026-01-08 14:19:09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가 핵심 진술 확보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5일 서울 용산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본부 로비에 한학자 통일교 총재(오른쪽)와 고 문선명 통일교 총재 사진이 걸려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가 핵심 진술 확보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5일 서울 용산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본부 로비에 한학자 통일교 총재(오른쪽)와 고 문선명 통일교 총재 사진이 걸려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가 핵심 진술 확보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근 출범한 정교유착 비리 검·경 합동수사본부도 본격적인 업무 개시를 앞둬 ‘통일교 게이트’가 신천지 등 다른 종교 단체로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통일교 측이 고가의 명품 시계를 ‘VIP들’에게 선물한 정황을 추가 포착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통일교 원로 인사 A 씨가 2018년 8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고가 시계 1점을 선물로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또 다른 통일교 관계자 B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보했다. A 씨가 통일교 2인자 정원주 당시 비서실장의 연락을 받고 경기도 가평군에 있는 통일교 본산 천정궁에 갔는데, 한 총재로부터 “VIP들에게 나눠주고 남은 한 점”이라며 해당 시계를 받았다는 것이다. 해당 시계는 프랑스산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의 제품으로 가격은 1000만 원 대 초반이다. 경찰은 지난 7일 A 씨를 불러 관련 내용에 대해 물었다.

경찰은 앞서 언급된 고가의 명품 시계가 실제 정치인들에게도 전달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B 씨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한 총재가 A 씨에게 시계를 선물하기 전 정치인들에게도 시계를 나눠줬다고 볼 수 있다. ‘VIP들’이라는 표현이 정치인들을 뜻한다고 추정되기 때문이다.

A 씨가 시계를 받았다는 시기인 ‘2018년 8월’도 주목해야 한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천정궁을 방문했거나 통일교 관계자를 만나 금품을 받았다면 추정되는 시기들과 근접해서다. 앞서 경찰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2018년 9월 10일 한 총재에게 ‘부산 제5지구 모임’을 보고하며 “얼마 전 천정궁에 방문한 전재수 의원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며 “우리 일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전날 부산에서 열린 통일교 초청 정치인 만찬 행사에 전 전 장관이 참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전 전 장관은 “당일 고향에서 벌초 중이었다”며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한 총재에게 보고된 'TM(참어머니·True Mother) 특별보고 문건’ 2018년 12월 보고와 이듬해 1월 보고에도 통일교 측과 전 전 장관이 만났다고 의심되는 문구가 나온다.

경찰은 앞서 시계 업체와 천정궁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구매 내역 등을 토대로 해당 시계를 실제로 구매했는지, 시계가 누구에게 전달됐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 7일 전 전 장관과 함께 금품 수수 혐의를 받는 김규환 대한석탄공사 사장(전 미래통합당 의원)의 휴대전화 포렌식 조사도 진행했다.

이 외에도 핵심 관계자의 진술이 이어지면서 경찰의 통일교 게이트 수사는 속도를 내고 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최근 경찰 조사에서 기존 입장을 다시 번복하며 정치권에 금품을 전달했다고 인정했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은 민중기 특검 조사에서 전 전 장관 등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언급했다가 이후 재판에서 부인한 바 있다.

특검과 경찰을 거치면서 통일교 게이트는 사회 전반의 정교유착 비리 수사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6일 출범한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이하 정교유착 합수본)는 종교 단체의 금품 제공과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통일교뿐만 아니라 신천지 등 종교 단체도 수사할 방침이다. 정계 인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선거에 개입했다는 폭넓게 수사할 방침이다. 정교유착 합수본은 8일부터 인력 배치와 사건 기록 이첩 등을 논의하는 등 수사 개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태훈 정교유착 합수본부장은 8일 오전 처음 출근하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좌고우면 없이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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