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재 덜 뽑으려 ‘쪼개기 채용’ 시도한 HUG

감사원, 공공기관 채용 실태 감사
1개 직군→3개 하위 직렬로 나눠
‘5명 이하 채용 땐 예외’ 편법 동원
HUG “30% 의무 할당 지켰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2026-01-22 21:00:00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입주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주택도시보증공사 제공 2021.03.31 부산일보DB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입주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주택도시보증공사 제공 2021.03.31 부산일보DB

부산 남구 국제금융센터에 자리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역 인재 의무 채용 제도 예외 규정을 이용해 ‘쪼개기’ 채용을 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HUG가 직렬을 분리하면서 특정 직렬에서 부산 지역 인재 30%를 채용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전 공공기관이 지역 인재 채용을 늘리자는 제도의 취지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2일 감사원에 따르면 ‘공공기관 인력운용 실태’ 감사 결과 HUG는 2020년부터 기존 1개 직군(일반행정)이었던 시험 분야를 3개 하위 직렬(경영·경제·법)로 나누어 채용을 진행했다. 이후 2021년과 2022년, 2023년 하반기 법 직렬과 2023년 하반기 경제 직렬은 채용 인원을 5명으로 설정해 지역 인재를 적게 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이하 혁신도시법)’ 제29조에 따라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등은 지역 인재를 2022년부터 30% 이상 의무적으로 채용해야 한다. 이 법에는 예외 조항이 있는데 시험 분야별 연간 채용 인원이 5명 이하일 경우 지역 인재 의무 채용 비율(30%)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

HUG는 2021년에는 경영·경제 직렬에서 각각 31명, 법 직렬에서 5명을 채용했는데, 법 직렬에서는 지역 인재가 1명(20%) 채용돼 의무 기준인 30%에 미달했다. 2022년에도 경영 18명, 경제 19명, 법 5명을 채용했으나 법 직렬에서 채용된 지역 인재는 1명에 불과했다. 2023년 하반기 역시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경영 직렬에서 18명, 경제·법 직렬에서 각각 5명을 채용했지만, 경제와 법 직렬 모두 지역 인재는 각각 1명씩만 채용했다.

감사원은 공공기관이 예외 규정을 과도하게 활용하면서 지역 인재 채용 제도의 실효성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이 직군을 세부 직렬로 나눠 채용 인원을 5명 이하로 설정할 경우 지역 인재 의무 채용 예외 정원에 해당하게 돼 지역 인재가 제도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판단했다.

시민단체는 지역 인재 채용을 회피하기 위한 사실상의 편법이라고 비판했다. 부산경제정의실천연대 도한영 사무처장은 “공공기관이 지역 인재 채용 의지가 충분히 있었다면 채용 분야를 세분화한다고 해서 의무 채용 비율을 맞추지 못한 분야가 나오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겠냐”며 “결국 지역 인재 채용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HUG 측은 채용 분야를 세분화한 것은 직무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을 뿐, 지역 인재 채용을 회피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단일 전공 채용 전환과 무관하게 총 지역 인재 채용 인원은 30% 이상으로 유지해 규정을 지켰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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