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 2026-05-14 14:52:09
지난 13일 고양에서 2025-2026 KBL 플레이오프 챔피언 결정전 고양 소노와 부산 KCC 5차전 경기에서 MVP KCC 허훈이 그물을 자르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승 하기 위해 KCC에 왔다”는 말로 올 시즌을 시작했던 프로농구 부산 KCC 허훈이 한 시즌 만에 자신의 말을 지켰다. 특유의 화려한 플레이 대신 궃은 일을 도맡아 하며 국가대표급 주전으로 구성된 ‘슈퍼팀’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허훈은 이번 챔프전 평균 15.2득점 9.8어시스트 4.4리바운드의 성적을 바탕으로 기자단 투표 98표 중 79표를 획득, 압도적인 지지로 MVP로 선정됐다. 허훈은 '단신 용병'이라고 불릴 만한 화력을 갖췄음에도 플레이오프(PO) 내내 궂은 일에 몸을 던지며 팀 분위기를 바꿔놨고, 동료들의 공격에 날개를 달아주는 어시스트로 결정적인 순간마다 득점을 끌어냈다.
허훈은 “PO에 와서는 매 경기가 즐거웠다. 모든 게 완벽한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다보니 재미있는 순간이 더 많았다”며 “아직 농구 인생이 많이 남았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아 뜻깊다”고 말했다.
허훈은 올 시즌 KCC 유니폼을 입은 뒤 부상으로 늦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정규리그에서 평균 13.8점, 5.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허훈은 “KCC에 와서 결과로 증명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며 “우승하고 은퇴하고 싶다는 꿈을 이루게 돼 정말 기쁘고, 내년에도 이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13일 고양에서 2025-2026 KBL 플레이오프 챔피언 결정전 고양 소노와 부산 KCC 5차전 경기에서 MVP KCC 허훈이 승리가 확정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훈은 이번 우승으로 데뷔 후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9-2020시즌 정규리그 MVP를 차지한 데 이어 이번 PO MVP까지 거머쥐며, 가족 중 유일하게 두 부문 MVP를 석권하는 기록을 남겼다.
허훈은 2017년 수원 KT에서 프로에 데뷔해 프로농구 간판스타로 성장했지만 우승 경험이 없었다. 그가 가장 우승에 근접했던 순간에 좌절을 안긴 팀이 KCC였다. 허훈은 2023~2024시즌 KT를 이끌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자신의 형인 허웅이 맹활약한 KCC의 벽에 가로막히며 준우승에 그쳤다.
허훈은 아버지, 형과 함께 '3부자' MVP가 됐다는 말에 “저희 세 명 모두 MVP가 된 건 어머니 덕분이다. 아들 셋(아버지 포함)을 혼자서 잘 키워내셨다”고 웃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