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6억 vs 600만…같은 삼성인데 ‘100배 격차’에 커지는 노노갈등

삼전 노사 전날 극적 합의
DS 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 도입
DX는 제외…“소외 됐다” 지적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2026-05-21 09:37:23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불과 1시간여 앞두고 극적으로 임금협상 합의에 성공했다. 노사는 사업성과의 10%대를 재원으로 하는 파격적 보상체계 도입에 합의하며 반도체(DS) 부문 직원들은 최대 6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게 됐다. 하지만 모바일·가전(DX) 부문 직원들의 성과급은 100분의 1 수준인 600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며 협상 과정에서 불거졌던 ‘노노(勞勞) 갈등’의 불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삼성전자 노사의 잠정합의안을 보면 노사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며 DS 부문에 한해 ‘특별경영성과급’을 도입하기로 했다.

특별경영성과급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며 연봉의 50%였던 지급률 상한은 두지 않는다.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40%를 반도체 부문 전체에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 60%를 반도체 부문 사업부별로 나누기로 했다. 공통 조직의 지급률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이다.

노사가 합의한 사업성과를 영업이익으로 가정할 경우 올해 증권가 영업이익 전망치(300조 원)의 10.5%인 31조 5000억 원이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되는 셈이다. 이 가운데 40%를 DS부문 7만 8000명에게 배분하면 1인당 약 1억 6000만 원을 받게 된다. 각 사업부에 분배되는 나머지 60%를 단순 계산하면 메모리사업부는 1인당 약 3억 8000만 원, 공통조직에는 약 2억 7000만 원이 추가된다.

특히 메모리 사업부는 기존 OPI에 따라 약 5000만 원(연봉 1억 원 기준)을 더 받게 되는 만큼 모두 더하면 1인당 6억 원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올해 적자가 전망되는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부문도 최소 1억 6000만 원의 성과급이 돌아갈 것으로 분석된다. 단 적자 부서에 대한 적용은 향후 1년만 유예된다.

문제는 협상 과정에서 소외됐던 DX부문의 경우 600만 원의 자사주 지급이 전부라는 점이다. 메모리 사업부와 비교하면 100분의 1 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DX부문 직원들은 DS부문이 절대적 다수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가 주도한 이번 협상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힘들 때 모바일과 가전 등이 그룹의 실적을 뒷받침했고, 여기에서 나온 수익이 반도체 개발에도 사용됐던 만큼 성과의 과실을 일부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DX 부문 직원들의 목소리는 철저히 외면됐다. 결국 DX 부문 직원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는 전날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밀실에서 불법적으로 만들어진 교섭요구안을 전면 백지화하고 삼성전자 직원 모두가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요구안을 선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전체 조합원의 동의 없이 단 5명의 지도부가 13만 직원의 처우를 결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임금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직장인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 게시판 등에는 “삼성전자와 삼성후자로 나눠진 꼴”, “초기업노조가 앞장서 그룹을 반으로 갈라냈다”는 등의 박탈감을 토로하는 DX부문 임직원들의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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