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 2026-08-10 14:50:52
에코프로비엠이 건설 중인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BNSI 제련소 현장 전경. 에코프로 제공
에코프로비엠의 북미 시장 매출액이 관련 전방산업 시장 둔화 등의 영향으로 3년 만에 95%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7일 유상증자 관련 2차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전방산업 관련 위험 항목에 북미 매출 추이를 새롭게 기재했다.
회사는 북미향(向) 매출이 시장 둔화와 세액공제 축소·폐지, 미국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사업 철수 등의 영향으로 급감해 올해 약 699억 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관련 매출이 정점을 찍었던 2023년 1조 4000억 원 대비 95%가량 급감한 수치다.
회사는 같은 항목에서 2030년 북미 매출 목표를 3조 9000억 원으로 제시했으나, 이는 현재 협의 중인 수주 계획이 모두 실현되는 것을 전제로 한 목표라며 실제 매출은 목표를 하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회사는 기존에 공시했던 대형 공급계약 규모 중 이행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다만 계약별 구체적인 이행 금액과 잔여 금액은 고객사와의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가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유상증자 자금의 주된 사용처인 인도네시아 BNSI 니켈 제련소의 세부 공정 내역도 이번에 공개됐다.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진척도는 39.2%로, 엔지니어링 설계와 토지 확보, 지반 공사는 마쳤으나 토목 공사는 48.9%, 설비·장비 구매는 41.0%, 설비·장비 설치는 13.8% 진행된 상태다.
회사는 올해 12월부터 니켈 반응기 1기의 시운전이 가능하고 잔여 공정은 내년 3월 중 완료될 것으로 내다봤다. 본격적인 매출은 내년 3월 판매 허가를 취득한 이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증자 조달액 중 7650억 원이 이 사업의 지분 취득에 투입된다.
정정 신고서에는 중국 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진단도 새로 담겼다. 회사는 국내 경쟁심화 위험 항목에서 중국계 삼원계 양극재 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점차 축소되고 있어 기술적 우위만으로는 전방 고객사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기재했다. 이차전지 시장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대규모 증설이 집중된 이후 공급이 수요를 상회하는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했다.
한편,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6월 30일 1조 2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한 뒤 지난달 14일 금감원으로부터 정정 요구를 받아 같은 달 24일 1차 정정 신고서를 냈다. 이번 2차 정정은 금감원의 공식 판단이 나오기 전 회사가 선제적으로 진행한 자진 정정이다.
두 차례 정정을 거치며 투자위험 관련 기재가 크게 늘었다. ‘잦은 자금조달로 인한 위험’과 ‘공급망 내 높은 매입처 의존도에 따른 위험’, ‘양극재 및 전·후방 산업에 대한 규제 관련 위험’ 등 3개 항목이 신설됐고 기타 투자 위험과 관련된 내용도 구체화됐다.
특히 잦은 자금조달로 인한 위험 항목을 보면 회사는 2019년 이후 1조 8084억 원을 자본시장에서 조달했다. 이번 유상증자까지 더하면 상장 후 누적 조달액은 3조 원을 넘어선다.
과거 자금 조달 이후 사용 실적이 계획과 달랐던 사례도 정정 신고서에서 재확인됐다. 2019년 기업공개 자금 사용 내역을 보면 토지 매입에 배정된 시설자금 140억 원은 전액 집행되지 않았고, 기계장치 시설자금도 1313억 원 계획 가운데 690억 원만 쓰인 반면 운영자금은 계획 50억 원을 크게 웃도는 833억 원이 집행됐다.
2022년 유상증자에서도 타법인증권 취득자금 4700억 원 계획 중 2970억 원만 집행됐고, 운영자금은 계획 1225억 원보다 많은 2952억 원이 쓰였다.
회사는 정정 신고서에서 당시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운전자본 소요가 확대되고 북미 지역 합작법인 설립 논의가 장기화해 출자가 지연되면서 자금 일부를 운영자금으로 돌렸다며, 해외 투자계획은 철회되지 않았고 후속 조달로 계획된 투자를 모두 이행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