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6-09-14 11:36:53
부산, 울산, 인천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정부의 항만공사 통합 방침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승환 의원실 제공
정부가 부산항만공사를 포함한 4개 항만공사를 통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지역 정치권이 지역 자율성을 해치고 공사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 의원 18명 전원을 포함한 인천·울산 지역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통합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부산시를 비롯한 지자체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부산·울산·인천 지역 의원들은 1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지역 항만의 자율성과 국가 항만경쟁력을 훼손하는 4대 항만공사 통합 추진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회견에는 국민의힘 조승환 의원을 포함해 서지영·박수영·김희정·김대식·박성훈 의원과 인천 배준영·윤상현, 울산 박성민 의원이 참석했다. 회견문에는 부산 의원 18명, 울산 의원 4명, 인천 의원 2명 등 지역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항만공사 통합이 이뤄지면 항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는 기능 중복 해소, 과당경쟁 완화, 조직 효율화를 통합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항만은 지역경제와 일자리, 도시의 미래를 좌우하는 국가 핵심 기반시설”이라며 “정책과 기획 기능이 본사로 일원화되면 중장기 개발계획, 예산 편성, 투자 결정, 배후단지 조성 등 핵심 권한이 지역에서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중앙이 획일적으로 결정하는 체제는 효율화가 아니라 지방분권의 후퇴이며 지역 자치권의 박탈”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통합 방침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는 지자체를 향한 비판도 내놨다. 이들은 “정부의 방침에 대해 광양시만 반대 입장을 밝혔을 뿐, 부산·인천·울산·여수시는 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며 “지역 항만이 중앙 본사의 지역지사로 전락할 위기 앞에서도 행동하지 않는다면, 과연 누구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장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따졌다.
의원들은 정부에 통합 철회와 함께 “통합의 경제성·효율성·항만경쟁력 효과와 지역경제·고용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또 부산·인천·울산·여수시를 향해 “즉각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정부에 통합 철회를 요구하는 공동 대응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조 의원은 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부산시도 정치적인 이유로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며 전재수 부산시장을 압박했다. 조 의원은 “한국항만공사가 생기면 사소한 결정 하나도 정부 결정을 기다려야 해 항만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고 경쟁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배준영 의원은 “20여 년 전 항만공사를 지역별로 배치한 것은 전국의 항만들이 따로 또 같이 경쟁하도록 한 설립 취지였다”며 “항만공사의 자생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수부 관계자들에게 문의해 보니 통합 결정 과정에서 지역 의견 수렴 없이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것을 알았다”며 “각 항만공사가 있는 지역부터 힘을 합쳐 이를 철회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