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2026-09-14 16:23:01
더블어민주당 부산광역시당. 이재찬 기자 chan@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과 소속 부산시의원들이 주요 현안을 놓고 사전 조율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며 엇박자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을 겨냥한 규탄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하루 전 돌연 취소한 데다, 일부 민주당 시의원은 기자회견 내용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에서 선출직 기반이 취약한 민주당 부산시당과 시의회, 부산시 간 원활한 소통 체계가 갖춰지지 못한 탓이라는 분석이다.
14일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민주당 부산시당은 이날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국민의힘 시의원들을 겨냥한 예산 삭감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지만 전날 돌연 취소했다. 대신 이날 ‘협치는 존중한다, 그러나 민생은 양보할 수 없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며 대응 수위를 낮췄다.
민주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부산형 노인일자리 사업 예산 31억 4000만 원과 신중년 일자리 지원사업 예산 5억 3000만 원, 이동노동자 쉼터 조성 등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예산 삭감에 대해 비판하려고 했다. 민생 예산 삭감을 고리로 다수인 국민의힘 시의회와 각을 세우며 전재수 시정에 힘을 실으려는 취지로도 해석됐다.
하지만 기자회견 추진 과정에서 제동이 걸렸다. 시의회 민주당 한갑용 원내대표와 부산시 정무라인에서 기자회견 취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 삭감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이 비판 받아야 하지만, 조직개편안을 원안대로 통과시키는 등 민주당 시의회 차원에서는 나름 협치 기반을 만드는 성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향후 본예산 심사 등 국민의힘과 협의해야 할 현안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어렵게 만든 협치 분위기가 깨질 수 있고 오히려 국민의힘에 공세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기자회견 개최 과정에서 부산시당과 민주당 시의원들 사이에 제대로 된 소통이 없었다는 점이다. 일부 시의원은 기자회견 취지나 구체적인 내용을 충분히 공유받지 못했다. 시당 차원에서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시의회와 부산시 정무라인이 뒤늦게 제동 거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민주당의 메시지와 대응 전략이 중구난방이라는 지적이다.
엇박자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 7월 시의회 상임위원장단 선출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을 모두 차지하려 하자 민주당 시의원들 역시 위원장 후보에 등록하려 했다. 그러나 결국 시 정무라인과 협의 끝에 이를 철회했다.
부산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에서도 국민의힘에 비해 한발 늦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저비용항공사(LCC) 3사 통합을 앞두고 부산의 지역 거점 항공사 소멸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도 국민의힘 측이 먼저 목소리를 내며 여론을 주도하기도 했다. 당·시·의회 간 소통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느냐는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산 민주당은 시당과 자당 시의원을 별개의 조직처럼 활동하기엔 어려운 처지다. 부산에 민주당 선출직 자체가 많지 않고 주요 현안 대응부터 의정 활동, 국민의힘을 향한 공세까지 시당과 시의원들이 긴밀하게 움직여야 정치적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럼에도 사전에 입장을 맞추지 못한 채 시당과 시의원들, 부산시정이 각자 움직이는 일이 반복되면서 대외적으로는 오히려 무기력한 모습만 노출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박홍배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시의회 소속 의원님들과 보다 발빠르게 소통했어야 하는데 아쉬운 점이 있었다. 앞으로는 이런 모습이 연출되지 않도록 단일대오 형성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웅기·안준영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