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연수로 밥 짓고, 바코드로 조리하고”…CU의 푸드테크 한 끼

BGF푸드 진천센터 가보니
경도 5mg/L 이하 연수로 취반
냉장 보관해도 밥 촉촉함 유지
편의점 매장엔 업계 첫 ‘스마트쿠커’
찍으면 자동 조리…2028년 전매장 도입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 2026-10-30 06:00:00

가
가
지난 28일 충북 진천군 BGF푸드 진천센터에서 직원이 연수를 사용해 밥을 짓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지난 28일 충북 진천군 BGF푸드 진천센터에서 직원이 연수를 사용해 밥을 짓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공장에선 물을 바꾸고, 매장에선 전자레인지를 바꿨다”

편의점 CU가 연수로 지은 밥과 바코드만 찍으면 알아서 조리하는 스마트쿠커로 ‘한 끼의 맛’을 다시 짜고 있다.

지난 28일 찾은 충북 진천군 BGF푸드 진천센터. CU의 삼각김밥, 김밥, 샌드위치 등을 생산하는 핵심 시설로 현재 하루에 약 33만 식을 만든다.

공장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쌀을 만난다. 입고된 쌀은 원산지와 도정일자 검사를 거친 뒤 온도가 관리되는 사일로실로 옮겨진다. 이곳에서는 도정한 지 사흘이 넘지 않은 햅쌀만 쓴다.

지난 28일 충북 진천군 BGF푸드 진천센터에서 연수로 밥을 짓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지난 28일 충북 진천군 BGF푸드 진천센터에서 연수로 밥을 짓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취반실로 들어선 쌀은 정해진 중량대로 물과 함께 솥에 자동으로 담긴다. 취반실에서는 쌀을 씻고 불려 밥을 짓는 전 과정에 연수가 쓰이고 있었다. CU가 연수를 도입한 건 지난달부터다. 쌀의 품질뿐 아니라 밥을 짓는 물 역시 밥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CU는 연수기를 활용해 경도 5mg/L 이하의 연수만을 사용하고 있다. 기존에 쓰던 일반 상수의 경도는 50~120mg/L였다. 경도는 물에 포함된 칼슘과 마그네슘 등 미네랄 성분의 양을 나타내는 지표다.

BGF리테일 임형근 상품본부장은 “연수는 미네랄을 제거해 쌀알 중심부까지 수분이 스며들어 쌀 본연의 단맛과 풍미가 살아난다”며 “냉장 보관 이틀이 지나도 촉촉하고 부드러운 밥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갓 지은 밥은 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냉각 라인으로 옮겨져 25℃까지 빠르게 식혀진다. 미생물 증식을 막고 밥알의 식감을 살리기 위한 공정이다.

지난 28일 충북 진천군 BGF푸드 진천센터에서 자동 토핑기가 삼각김밥 속재료를 밥 위에 올리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지난 28일 충북 진천군 BGF푸드 진천센터에서 자동 토핑기가 삼각김밥 속재료를 밥 위에 올리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밥이 김밥과 삼각김밥 등으로 바뀌는 생산 라인은 기계 소리로 분주했다. 삼각김밥 라인에서는 자동 토핑기가 속재료와 밥의 비율을 고르게 맞췄고, 샌드위치 라인에서는 초음파 절단기가 단면이 뭉개지지 않게 빵을 잘랐다. 과거에는 1명이 수작업으로 삼각김밥을 토핑하고 2명이 빵을 잘랐지만 이 두 공정을 모두 무인화했다.

또 김밥 자동포장기를 들인 뒤로는 포장 인원도 9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현재 15% 수준인 진천센터의 자동화율을 2~3년 안에 30%까지 끌어올리는 게 BGF푸드 측의 목표다.

완성된 간편식 제품은 출고 전에 한 번 더 걸러진다. 19개 전 라인에 설치된 엑스레이 감지기와 금속검출기가 이물을 이중으로 잡아내고, 자동 중량 선별기는 1g만 모자라도 제품을 골라낸다. 검사를 통과한 제품은 전국 27개 저온물류센터를 거쳐 365일 콜드체인으로 각 CU 편의점 점포에 배송된다.

상품 바코드를 찍으면 미리 설정해 둔 최적의 조리법에 맞춰 알아서 데우고 굽는 스마트쿠커. BGF리테일 제공 상품 바코드를 찍으면 미리 설정해 둔 최적의 조리법에 맞춰 알아서 데우고 굽는 스마트쿠커. BGF리테일 제공

공장에서 다듬은 맛은 매장에서 ‘스마트쿠커’로 완성된다. CU는 이달부터 일부 점포에 스마트쿠커를 편의점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스마트쿠커는 전자레인지와 에어프라이어, 오븐 기능을 하나로 합친 조리기기다.

특히 상품 바코드를 찍으면 미리 설정해 둔 최적의 조리법에 맞춰 알아서 데우고 굽는다. 기존 전자레인지로는 최적의 맛을 구현하기 어려웠던 냉동치킨과 피자, 베이커리도 조리가 가능하다는 게 BGF리테일 측의 설명이다.

설정된 조리법은 약 1000가지에 이른다. 또 바코드 정보는 편의점 매장 내 와이파이로 15분마다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신제품이 나오더라도 점포에서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CU는 올해 스마트쿠커를 약 500대 설치해 테스트 운영한 뒤 내년에 5000대~1만 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이후 2028년부터는 모든 점포의 전자레인지를 스마트쿠커로 대체할 계획이다.

임 상품본부장은 “가정에서 즐기던 맛있는 조리 경험을 편의점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스마트쿠커를 개발했다”며 “테스트 시행에서 나오는 소비자 불편 사항을 적극 반영해 개선하는 작업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천=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