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 2024-08-13 18:33:25
지난 12일(한국시간) 폐막한 지구촌 축제인 2024 파리 올림픽의 열풍과 폭염·우천으로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되는 여파 속에서도 올해 KBO리그 흥행이 수그러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7월에 부진을 면치 못했던 롯데 자이언츠는 이달 들어 승수를 다시 쌓아올리면서 가을야구를 향한 중위권 도약에 시동을 걸었다.
KBO 사무국에 따르면 12일 현재 올해 정규시즌 545경기에서 798만 8527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경기당 평균 1만 4658명이 야구를 관람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추세대로라면 13일에는 한국 프로야구 출범 이후 다섯 번째로 800만 관중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2016년만 하더라도 800만 명 달성을 위해 693경기 진행이 필요했다. 올해에는 이 보다 100경기 이상 앞당겨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관중 수로 10개 구단 중 최고 인기 구단을 꼽았을 때 지난 8일 올 시즌 가장 먼저 100만 명을 돌파한 서울 연고 두산 베어스가 꼽힌다. 하지만 평균 관중 수로 따진다면 같은 서울 연고인 LG 트윈스가 1만 9220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삼성 라이온즈(1만 7485명), 두산(1만 7297명), KIA 타이거즈(1만 7249명), 롯데 자이언츠(1만 6267명) 순으로 평균 관중 수가 많았다.
구단별 매진 횟수 부문에서도 한화가 올 시즌 홈·원정 59회 매진 기록을 세우면서 역시 1위를 차지했다. 롯데는 홈 매진 9회에 원정 매진 24회를 더해 33회를 달성하면서 KIA, 삼성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원정 관중 수를 보면 한화 이글스가 평균 1만 7362명으로 가장 많았다. 롯데는 삼성에 이어 1만 6633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롯데 팬의 열정적인 원정 응원은 최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즌 11~13차전에서도 확인됐다. 지난 11일 13차전에서 롯데가 KT에 9-7로 승리하자 김태형 롯데 감독은 “열성적인 원정 응원으로 힘을 실어준 자이언츠 팬분들께도 감사드린다”며 폭염 속 3루 관중석을 지킨 팬들에게 고마워했다. 롯데 자이언츠 최우민 홍보팀장은 “올림픽이나 롯데의 성적, 날씨와 관계 없이 사직구장에는 경기마다 1만 5000명 이상의 관중들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MZ 여성 팬들이 관중 수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 야구가 ‘아저씨들의 전유물’에서 탈피했다는 방증으로 거론된다. 젊은 여성 관중의 폭발적인 증가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지만, 소셜미디어의 일상화가 한 원인으로 손꼽힌다. 야구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이를 소셜미디어로 공유하는 행태가 유행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한편 롯데는 13일부터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시즌 12~14차전 경기를 진행한다. 롯데는 김진욱을 선발로 내세웠고, 두산에는 조던 발라조빅이 마운드에 올랐다. 12일 현재 8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는 두산전에서 3연승을 벼르고 있다. 롯데는 6월만 하더라도 14승 1무 9패를 기록하며 중위권 도약의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지난달 들어 승률 0.300을 기록하는 등 다시 침체기에 들어선 데다 주전 포수 유강남이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는 악재도 겹쳤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롯데 타선이 되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최근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 롯데는 지난 6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2승을 챙긴 데 이어 지난 주말 KT와의 3연전에서도 2연승을 거둬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8월 승률 0.857를 달리고 있는 롯데는 최근 10경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7승 3패로 확실한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12일 현재 롯데는 5위 SSG 랜더스와 불과 3.5경기 차에 불과해 7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SSG와 6위 KT도 0.5경기 차로 엎치락뒤치락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NC 다이노스가 최근 5연패에 빠지면서 7위까지 처졌지만, 여전히 5위와는 3경기 차를 유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