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 2025-06-30 18:07:55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는 지난달 22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충북 청주와의 17라운드 경기에서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2-1로 앞서나가다 후반 추가시간대 어이없는 동점골을 내주는 바람에 승점 1점만 챙기는데 그쳤다. 부산이 이날 승리를 지켰다면 리그 상위권으로 올라설 수도 있는 절호의 기회였고, 홈 경기 부진을 지울 수 있었다. 하지만 부산은 홈 경기 부진 징크스를 떨쳐내지 못하고 이날 경기장을 찾은 3000여 홈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사기가 꺾인 부산의 다음 상대는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축구 명가’ 수원 삼성. 그것도 원정 경기였다. 부산은 지난 5월 17일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홈 경기에서 1-4로 대패했다.
하지만 부산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점이 필요했다. 부산 조성환 감독은 경기 전 “선제 실점하면 상당히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달 29일 열린 18라운드 경기에서 부산은 전반 18분 프리킥 위기에서 상대 미드필더 최영준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이기제의 크로스에 이은 김지현의 헤더를 부산 수문장 구상민이 잘 막아냈지만, 흘러나온 세컨드볼을 최영준이 밀어 넣은 것이다.
부산은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부산은 전반전 수원에 8개의 슈팅(유효슈팅 3개)를 허용했지만, 5개의 슈팅 중 4개의 유효수팅을 기록할 만큼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추가 실점 없이 후반전을 맞은 부산은 공세를 이어갔다. 후반 5분 안양에서 부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북한 국가대표 출신’ 이적생 리영직의 대포알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걸린 것이 아쉬웠다.
후반 중반 부산은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18분 아껴둔 201cm의 장신 공격수 곤잘로를 투입했다. 부산은 곤잘로를 최전방에 두고 활용했다. 여러 차례 곤잘로의 헤더를 통해 기회가 왔지만 골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후반 종료 직전 마침내 기회가 왔다. 곤잘로는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들의 방어를 뚫어내며 극장 헤더골로 골망을 흔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골리앗 공격수’ 곤잘로의 진가가 여실히 드러나는 골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승점 1을 따낸 부산은 8승 6무 4패(승점 30)로 리그 5위에 올라섰다. 특히 부산은 이날 무승부로 올 시즌 원정 경기 5승 3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원정 무패는 올해 K리그 1, 2를 통틀어 부산이 유일하다.
조 감독은 ‘원정불패’라는 수식어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는 “(원정불패가) 징크스가 되면 안 된다”면서 “더 책임감을 가지고 홈 경기에 임해야 한다. 팬들에게 더 이상 실망스러운 경기력이나, 결과를 보여줘선 안 된다”고 말했다. 청주 경기 때와 같은 일은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조 감독은 수원을 상대로 승점 1점을 따 낸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수치로 보면 이해가 간다. 이날 부산은 무려 14개의 유효슈팅을 퍼부었지만 곤잘로의 득점이 유일하다. 조 감독은 “경기 내용 측면에서 부족했다. 찬스를 살렸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며 “더 좋은 흐름을 가져갈 수 있었지만, 경기 운영이 아쉬웠다. 교체 선수들의 활약에 조금 아쉬움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부산은 오는 6일 오후 7시 김포FC와 19라운드 원정 경기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