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 2025-01-30 17:43:12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 설날 인사를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를 찾아 "잘 계셨습니까? 대통령님"이라고 인사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화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사저 안에서 이뤄진 면담에서 "민주당과 이 대표가 통합하는 행보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한 뒤 "지금과 같이 극단적인 정치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는 통합·포용 행보가 민주당의 앞길을 여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배석한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당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큰 정치적 변화가 생겼을 때도 포용하고 통합하는 행보가 갈등을 치유하는 방안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표는 "크게 공감하고, 그런 행보를 하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등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주요 현안에 대해 민주당이 고민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 같은 분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비상계엄 이후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을 놓고도 의견을 나눴다.
문 전 대통령은 "국민이 위대했고 대단했다"며 "민주당 의원들도 역할을 잘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문제를 조기에 수습한 데는 국민과 야당의 힘이 있었다"며 "그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두 사람은 민주당이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추진 중인 추경예산 편성에도 공감대를 이뤘다.
문 전 대통령은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울 때 내란이 벌어져 자영업자를 비롯한 서민이 어려움을 호소해 추경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며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우리가 제시한 안을 고집할 생각이 없다"며 "정부가 추경을 빨리 결정해주면 논의하고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예정된 시간을 40분 가량 넘겨 1시간 30분 가까이 대화를 이어 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