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 여객기-헬기 충돌·추락 사고의 사고 여객기에 한국계 10대 피겨스케이팅 선수 2명이 모친과 함께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를 당한 한국계 선수는 여자 피겨 스케이팅 선수인 지나 한(Jinna Han)과 어릴 적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남자 선수 스펜서 레인이다. 두 선수 모두 '보스턴 스케이팅 클럽' 소속으로 전국 유망주 대상 훈련 캠프에서 돌아오던 중이었다.
피겨 유망주로 주목받아온 지나 한의 국적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국 피겨 선수권 대회와 연계된, 미국의 전국 스케이팅 유망주 훈련 캠프를 다녀오다 변을 당한 점으로 미뤄 국적이 미국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 같은 여객기에 함께 탑승한 10대 남자 피겨 선수 스펜서 레인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것으로 확인됐다.
만 16세로 고등학생 피겨 선수인 레인의 부친 더글러스 레인은 '뉴스12'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아내와 함께, 두 아들 스펜서와 마일로를 한국에서 입양했다고 말했다.
사고 여객기에는 1994년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 챔피언 출신으로 이들의 코치인 예브게니아 슈슈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러시아)도 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캔자스주 위치토 시(사고기의 출발지)에서 열린 미국 피겨 선수권 대회와 연계해 진행된 전국 유망주 대상 훈련 캠프 참가를 마치고 복귀하던 중이었다.
로이터 통신, 러시아 국영 언론, 미국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에는 약 20명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와 코치 등이 탑승해 있었다. 이는 전체 탑승객(승무원 포함 64명)의 3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다.
29일 오후 8시53분께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 항공의 여객기가 워싱턴DC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려고 접근하던 중 상공에서 비행 훈련 중이던 미국 육군의 블랙호크(시코르스키 H-60) 헬기와 충돌했으며, 이후 두 항공기는 근처 포토맥강에 추락했다
시신 수습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여객기 승객 및 승무원 64명과 헬기에 탄 군인 3명 등 67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존 도널리 워싱턴DC 소방청장은 30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제 구조 작전에서 (시신 등의) 수습 작전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있다"며 "현시점에서 우리는 이번 사고의 생존자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