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2025-04-23 18:22:25
“더 이상 ‘서울 공화국’을 방치하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경선 캠프에서 가진 한국지방신문협회(한신협)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2019년 수도권 인구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이후, 정치, 경제, 사회, 산업, 문화 등 전 부문을 통틀어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겨냥한 일침이다.
김 후보는 지역 발전 전략으로 ‘10개의 대기업 도시’와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제시했다. 김 후보는 “대기업을 지역으로 이전하고 10개 대도시에 서울대 수준의 대학을 설립해 파격적인 지원으로 지역이 스스로 커나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의 대권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22년 제20대 대선에서 ‘새로운물결’을 창당해 도전했다가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며 중도 사퇴했다. 이후 같은 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김 후보는 ‘이재명 일극 체제’ 구도 속에서도 대선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나라가 큰 위기에 처했고, 국민들은 양쪽으로 나뉘어졌다”며 “내가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경제’ ‘통합’ 그리고 ‘글로벌’한 능력에서 장점과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 입문 3년 차의 ‘초짜’ 정치인지만, 시대적 요청에 소명의식을 갖고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의 마음으로 도전하고 있다”며 포부를 다졌다.
앞선 충청·영남권 경선에서 김 후보는 5.27%를 득표해, 김경수 후보(5.17%)에 근소하게 앞섰다.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 선두로 앞서나가면서 김동연·김경수 후보 경선을 두고 ‘2등 경쟁’이라는 평에 대해 김 후보는 “야구로 치면 9회 중 2회 정도만 끝났을 뿐”이라며 남은 호남, 수도권 경선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결국 중단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직접 공약으로 내걸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후보는 “저는 산업은행에 수출입은행을 더해 공공기관 이전을 완성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진행 중이던 정책은 완성으로 마무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만 김 후보는 경선 경쟁자인 이재명 후보가 ‘부산 이전·설립’을 공약한 해양수산부와 해사법원을 인천에 유치한다는 정반대 공약을 해 논란을 낳았다. 자신의 주력 기반인 수도권 표심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지역 간 갈등을 정면으로 유발하는 공약인 동시에 ‘서울 공화국’ 비판을 무색케하는 수도권 집중 정책이라는 점에서 모순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부산을 글로벌 금융 수도로 만들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명을 갈음했다. 그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한꺼번에 이전해야 한다”며 “이미 기술보증기금, 한국거래소 등이 부산에 옮겨와있는데 이런 정책금융기관들이 한 곳에 뭉쳐있어야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이것이 바로 진정한 지역균형발전의 완성”이라고 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부산일보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