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 2025-05-18 15:31:03
“춤, 바다, 모래. 심장이 안 뛸 수가 없잖아요.”
지난 17일 오후 6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해운대 모래축제’ 특설무대. 바다를 배경으로 모래 작품을 바라보며 춤을 추는 ‘춤꾼’들의 열정이 불타올랐다. 상금과 해운대 홍보 영상 촬영을 걸고 진행되는 춤 대결에 참가자들은 저마다 갈고닦은 실력을 뽐냈다. 해운대해수욕장에 모인 3000여 명의 관객들도 공연이 시작되자 환호성을 지르며 음악에 몸을 맡겼다. 모래성을 만들며 노는 아이를 지켜보던 엄마도 리듬을 타며 즐거워했다. 두 딸을 데리고 행사장을 찾은 박소애(46) 씨는 “평소 아이들이 춤과 케이팝(K-pop)에 관심이 많은데 함께 즐길 수 있어 기쁘다”며 “오랜만에 즐거운 주말 나들이가 됐다”며 웃었다.
‘2025 해운대 글로컬 댄스 컴페티션’은 바닷가 백사장에 세워진 무대에서 펼쳐지는 춤 대결이다. 댄스 공연을 즐기러 온 관객들은 백사장에 앉아 무대를 바라보거나 모래성을 쌓으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지난해 해운대 모래축제 부대 프로그램으로 처음 열린 제1회 ‘글로컬댄스스트릿’이 확대된 이번 행사엔 전국에서 300여 명의 참가자가 모였다. 경연에는 6세부터 28세까지 참가가 가능하며 솔로·군무 부문에서 연령대별로 나눠 심사가 진행됐다. 숨어 있던 최고의 춤꾼을 가려내는 것은 물론 우승자들은 해운대 관광 홍보 영상에 출연해 해운대를 알리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최신 유행 무대의상을 갖춰 입은 참가자들은 저마다 갈고닦은 실력을 뽐냈다. 즉석에서 관객들을 무대로 올려 인터뷰와 프리스타일 댄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파마머리 가발을 쓰고 딸과 함께 무대에 오른 아빠가 압권이었다. 그는 가수 제니의 ‘like JENNIE’에 맞춰 부녀 댄스를 선보였다.
이날 해운대해수욕장에선 ‘2025 해운대 모래축제’가 열려 행사를 보러 온 시민들이 모래 작품을 관람하기도 했다. 작품과 바다를 한 컷에 담을 수 있도록 사진을 찍는 등 모래 작품들의 인기가 식을 줄 몰랐다. 연인과 함께 행사를 찾은 천다빈(21) 씨는 “바닷가에서 댄스 공연이 펼쳐진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부산국제영화제나 한국문화를 주제로 만들어놓은 웅장한 모래 작품까지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샌드 보드, 모래 놀이터, 도전 나도 모래조각가 등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행사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친구와 함께 행사를 찾은 전아현(18) 씨는 “고3이라 공부를 하던 중 잠깐 산책을 나왔다가 노랫소리에 이끌려 방문했다”며 “평소 춤도 좋아하고 바다도 좋아하는데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이 많아 잠시 쉴 수 있어 즐겁다”며 활짝 웃었다.
우승자 발표와 함께 하늘을 수놓은 불꽃은 행사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솔로 부문에선 유치초등부 오유나 양, 중고등부 김예은 양, 일반부 이하윤 씨가 1등을 차지했다. 군무 부문에선 유치초등부 ‘봉다리’, 중고등부 ‘HG 크루’, 일반부 ‘릴에이치쥐’가 1등의 기쁨을 누렸다. MVP에는 최진하 양과 ‘스파클링’이 뽑혔으며 대상은 ‘왁자지껄’이 차지했다.
군무 부문에서 1등을 차지한 3팀은 해운대 인근에서 춤을 통해 해운대를 홍보하는 영상을 촬영하게 된다.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 △해운대 해수욕장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더베이 101에서 촬영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