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야구’ 흔들리는 롯데 계속 잘나갈 수 있을까

2025 프로야구 중간 순위 KBO리그 3위
초반 상승세 8년 만 '가을야구'기대 커져
찰리 반즈 빠진 선발진 흔들려 위기 맞아
선발진 박세웅·데이비슨 두 명만 건재해
대체 외국인 선수 알렉 감보아 구위 ‘글쎄’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2025-05-14 17:34:52

롯데 자이언츠의 두 선발투수 박세웅(위)과 데이비슨이 지난 11일 KT 위즈전, 1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각각 역투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의 두 선발투수 박세웅(위)과 데이비슨이 지난 11일 KT 위즈전, 1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각각 역투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알렉 감보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알렉 감보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중간 순위 3위. 팀 타격 및 팀 최다안타 1위. 2025 프로야구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롯데 자이언츠의 성적이다. 당연히 잘나간다고 볼 수 있고 2017년 이후 8년 만에 ‘가을야구’를 기대해볼 수 있다.

이런 롯데에서 은근히 위기 분위기가 느껴진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려스러운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올 시즌 초반 롯데 야구를 지탱해온 ‘선발야구’가 불안하다는 점이다. 롯데는 반즈-박세웅-데이비슨-나균안으로 이어지는 1~4 선발투수가 연이어 호투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에이스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졌던 반즈가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하는 바람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박세웅, 데이비슨만 믿을 수 있을 뿐 나균안은 100%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는 반즈를 대체할 선수로 미프로야구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뛰었던 알렉 감보아를 영입했다. 그는 16일 입국해 행정 절차를 거친 후 등판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

감보아의 마이너리그 성적을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마이너리그 통산 131경기에 출전해 359와 3분의 2이닝,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고, 28승 22패의 성적을 거뒀다. 131경기 중 선발투수로 나선 것은 41차례에 불과하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여섯 시즌 동안 선발투수로 등판해 고작 141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선발 등판해도 2~3이닝 던진 게 대부분이었고, 5이닝 이상 투구는 11차례뿐이었다. 올해는 8경기 중 2차례 선발 등판해 7과 3분의 1이닝 투구에 머물렀다.

기록을 종합해 보면 감보아는 선발투수라기보다는 중간에 2이닝 정도를 던지는 롱릴리프나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을 때 ‘대체 선발’로 등판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반즈를 대체할 수 있을지, 매경기 5이닝 이상을 책임질 수 있을지 불안감을 감추기 어렵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1선발이 와야 계산이 선다”라고 말했는데 감보아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준용, 구승민이 빠지는 바람에 시즌 개막 전 불안요소로 지적됐던 구원투수진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도 걱정이다. 구원투수진 깊이가 얕다 보니 20경기 이상 던진 선수가 벌써 5명이나 된다. 롯데 팬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혹사 논란이 일 정도다. 6월 이후에는 체력 저하 및 구위 하락으로 고생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그나마 최준용이 이르면 이달 중 복귀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게 다행이다. 김 감독은 “최준용 몸 상태가 괜찮다는 보고를 받았다. 실전 투구를 보고 1군 복귀 여부를 결정하겠다. 이달에는 그를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4할 가까운 타율을 자랑하다 투수가 던진 공에 머리를 맞는 바람에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는 전민재도 걱정이다. 다음 주 중에는 복귀한다지만 결장 이전 타격감각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부상 후유증 및 트라우마가 방해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전민재가 빠진 사이 맹활약하다 역시 머리에 공을 맞고 쓰러진 이호준의 사정도 비슷하다. 롯데는 올 시즌 타격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두 선수가 복귀에 애를 먹거나 부상 이전 타격감각을 찾지 못한다면 타선 침체의 우려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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