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 2025-05-19 15:35:15
부산의 한 지자체가 국내 24번째 국립공원이자 최초의 도심형 국립공원 지정에 도전하는 ‘금정산 국립공원’의 명칭에 ‘백양산’을 추가하자고 환경부에 공식 요청했다.
19일 부산 부산진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국립공원 지정이 추진되고 있는 금정산 국립공원의 명칭을 ‘금정·백양산 국립공원’으로 변경하자고 올해 3월 환경부에 공식 요청했다.
부산진구는 금정산 국립공원 범위에 지역 내 자리한 백양산도 포함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정산 국립공원은 금정산과 백양산 일대 69.845㎢에 이르는 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 가운데 백양산은 전체 면적의 20%가량을 차지한다.
백양산은 부산 북·사상·연제·부산진구 등 4개 지자체에 걸쳐있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에 거주하는 시민 대다수는 백양산이 국립공원 지정 계획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모르는 실정이다.
부산진구는 지난해 12월 환경부가 부산시청에서 시민 대상으로 개최한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부산지역 공청회’에서 공원 명칭 변경을 처음으로 건의했다. 이 자리에서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국립공원 명칭에 산 지명이 2개 붙은 사례는 없으나 검토 후 결정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현재 금정산 국립공원 명칭 변경 요구에 북구 등 백양산이 관내에 있는 다른 지자체들도 호응하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금정산과 백양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공원구역 내 병해충 방제, 산림 재해 예방 등 지자체에 위임된 업무도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전담해야 한다는 요청도 덧붙였다.
김영욱 부산진구청장은 “백양산 일대의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을 수 있어 국립공원 지정에 적극 찬성한다”며 “명칭에 백양산이 추가되면 국립공원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업무가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일원화되면 공원의 효율적인 관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금정산 국립공원의 명칭이 변경될 가능성은 미지수다. 현재 국립공원 23개 가운데 북한산국립공원처럼 지금까지 구역 내에 복수의 산이 포함된 경우에도 명칭은 대표하는 산 하나의 이름에서 따왔기 때문이다. 북한산국립공원의 권역은 북한산과 도봉산, 사패산 등을 아우른다.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을 추진해 온 시민단체는 명칭 변경 주장에 회의적이다. 금정산국립공원지정범시민네트워크 유진철 공동집행위원장은 “명칭에 백양산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국립공원의 지위나 관리 등에 불이익이 없다”며 “명칭 변경 주장은 실익이 없다”고 전했다.
부산시는 명칭 변경 주장이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부산시 공원도시과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행정 절차가 끝났기 때문에 명칭 변경 요구로 국립공원 지정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앞서 올 2월부터 이달까지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및 공원계획안’에 대한 관할 지자체장의 의견을 수렴해 왔다. 금정산의 국립공원 지정 여부와 공식 명칭 등은 7월께 예상되는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에서 결정된다. 환경부 자연공원과 관계자는 “명칭 변경 요청을 비롯한 각 지자체의 의견에 대해 조만간 회신할 예정”이라며 “만약 국립공원으로 지정이 된다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이른 시일 내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