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 2025-06-10 07:00:00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어깨가 뻣뻣해지고 팔을 들어올릴 때마다 아프다면? 동결견 이른바 ‘오십견’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별한 진단 검사법은 없어 환자의 병력과 진찰만으로 진단이 이뤄진다. 서울재활의학과의원 윤기성 원장과 함께 오십견의 증상과 원인, 치료법을 알아봤다.
■ 회전근개 질환 등 원인 다양
오십견은 어깨 기능 제한이 있는 환자 중 어깨 관절 방사선 검사에서 골감소증이나 석회화 건염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소견이 없는 질환을 가리킨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 주머니에 생기는데 만성적인 염증이 있어 관절막이 두꺼워지고 신생혈관 형성을 보이며 관절낭은 쪼그라들어 관절액을 담을 수 있는 양이 줄어들게 한다. 환자 대부분이 40~60세로, 40세 미만 환자는 극히 드물지만 1형 당뇨병 환자는 예외적으로 40세 전이라도 오십견에 걸릴 수 있다. 윤 원장은 “오십견 환자의 20-30%는 반대쪽 어깨에도 오십견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병의 원인이 될 만한 관련 질환이 없다면 ‘원발성 동결견’이라고 하고, 관련 질환이 있다면 ‘이차성 동결견’이라고 한다. 특히 이차성 동결견의 원인은 다양하다. 회전근개 질환, 어깨 타박상, 탈구, 팔위뼈나 날개뼈, 혹은 빗장뼈 골절 등이 주요하다. 어깨 주위 수술 또한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회전근개 파열 수술이나 팔위뼈 골절 수술 후 이차성 동결견의 발생률이 높다. 어깨와 관련 없는 심장 카테터 삽입술을 받은 후나 유방암 환자의 겨드랑이 림프절 절제술 후에도 이차성 동결견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방사선 치료를 병행할 경우 많이 발생한다.
경추 디스크 환자나 갑상선 기능항진증과 저하증 환자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심근경색과도 연관이 있고, 파킨슨병이나 뇌졸중 환자 중 마비가 심할수록 오십견이 많다. 심지어 고혈압 환자군에서도 오십견이 많이 발견된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일생 동안 오십견에 걸릴 확률이 76%로 매우 높다. 이는 관절주머니 속의 콜라겐에 당분이 붙어 일어나는 당화 현상과 관련 있다.
■ 증상 지속 평균 15개월
많은 사람들은 오십견을 자연적으로 다 낫는 질환으로 착각한다. 환자들이 다 나았다 생각해도 약간의 통증이나 불편함이 남아 있을 수 있으며 진찰 시 반대쪽 어깨에 비해 운동 제한이 있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오십견의 증상 지속 기간은 평균 15개월로 상당히 긴 편이다.
오십견은 일반적으로 결빙기, 동결기, 해동기의 세 단계로 나뉜다. 1단계에 해당하는 결빙기는 어깨가 굳어가는 시기이며 심한 통증이 특징이다. 통증으로 인한 수면장애는 거의 모든 환자에게 나타난다. 평균 3~4개월 정도 지속되는데 9개월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2단계인 동결기에서는 어깨 통증이 완화되지만 경직이 더욱 심해진다. 환자는 불을 끄거나 머리를 감는 것과 같은 간단한 일조차 할 수 없다. 동결기는 평균 3~12개월까지 지속되지만 더 길어질 수 있다. 마지막 단계인 해빙기에서는 관절 가동 범위가 천천히 회복된다. 일반적으로 움직임이 개선되면서 잔류 통증은 사라지지만 어깨 유연성을 회복하는 것은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윤 원장은 “때에 따라선 평생이 걸리기도 해 환자 상당수는 병이 오랜 기간 지속되는 데 놀라는 한편 예전처럼 일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을 어려워한다”고 덧붙였다.
■ 약물요법에 운동 더해야 효과적
오십견은 비수술적 치료가 기본이다. 경구 약물, 물리치료, 주사치료가 포함되며, 규칙적인 운동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경우 어깨의 기능 회복이 더욱 기대된다. 물리치료를 같이 하는 것도 효과적인데 운동 전에는 온찜질을, 운동 후에는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전기 자극도 통증 감경 효과와 운동 기능 개선 효과가 있어 전체 치료 기간을 줄여 준다.
운동은 일반적으로 능동 보조 관절운동과 부드러운 수동 스트레칭 운동을 먼저 시작한다. 보조 기구를 이용하는 능동 보조 관절운동의 경우 어깨휠을 많이 사용한다. 부드러운 수동 스트레칭은 혼자 하는 경우 5~10분씩 여러 번 나눠 반복하는 것이 좋다. 통증이 느껴지는 각도보다 약간 넘어서게 힘을 주는 것이 운동 포인트이다. 회복이 느린 만큼 단기간의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지속해서 운동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오십견 초기 단계에서는 강한 스트레칭 동작과 근육 강화 운동을 절대 하면 안 된다. 근육 강화 운동은 마지막 단계에서 하는 운동으로 가벼운 강화 운동이라 하더라도 환자의 관절 가동 범위가 회복한 후에 시행해야 한다. 도수치료 등 전문가의 교육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깨 경직 치료를 위한 주사 치료의 경우 관절 내 주사와 견봉하 주사는 통증 개선에 효과가 크다. 주사 약제 중에는 히알루론산이 항염 특성이 있어, 관절강 내막 활막염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압팽창술은 견관절 내 액체를 주입해 관절낭을 팽창시키는 시술법으로, 수술방이 아닌 외래에서 시행할 수 있고 위험도가 낮아 효율적이다.
윤 원장은 주사 요법으로 통증이 사라졌다고 오십견이 완치된 것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주사치료를 통해 염증이 줄어들었다고 굳은 관절낭이 바로 풀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사를 맞으면서 도수치료나 운동치료를 병행해 관절 운동 각도를 개선해야 통증이 다시 발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