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조 1위 차지하고 ‘팬심’ 지지 되찾는다

한국, 10일 월드컵 예선 최종경기
쿠웨이트전 필승 필요 3가지 이유
비기거나 질 경우 2위 추락 우려
이겨야 감독 선임 논란 해소 가능
안팎으로 망신 일본 전철 피해야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2025-06-08 18:32:47

김진규가 지난 6일 2026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9차전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후반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진규가 지난 6일 2026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9차전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후반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쿠웨이트전에서 대승해야 할 이유는 세 가지다. 무더기 골로 16년 만에 아시아 최종예선 1위를 차지하면서 월드컵 본선행을 자축해야 한다. 돌아선 ‘팬심’을 위로할 마지막 기회다. 2군 대거 기용으로 패배한 일본의 전철을 밟지는 않아야 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월드컵대표팀이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10차전 최종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은 23위로 쿠웨이트(134위)보다 111계단이나 높다.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최근 5연승을 포함해 13승 4무 8패로 앞선다.

한국은 지난 6일 이라크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9차전 원정경기에서 김진규, 오현규의 연속 골 덕분에 2-0으로 이겨 5승 4무(승점 19점)로 B조 1위를 지키며 본선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오만을 3-0으로 누른 요르단은 4승 4무 1패(승점 16점)를 기록해 최소한 2위를 차지하게 돼 한국과 함께 사상 첫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은 쿠웨이트전에서 이겨야 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비기거나 질 경우 요르단에 밀려 2위로 추락할 수 있다. 한국은 요르단보다 승점 3점이 많지만 골득실은 나란히 +9다. 쿠웨이트전에서 비기거나 지면 승점이나 골득실에서 밀릴 수 있다.

한국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조 1위를 차지한 것은 2010년이 마지막이었다. 2022년 대회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최종전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지는 바람에 이란에 밀려 A조 2위에 머물렀다. 2018년과 2014년 대회 최종예선에서도 이란에 뒤져 2위로 밀려났다.

홍명보 감독으로서도 시원한 승리가 필요하다. 그는 지난해 선임 과정에서 ‘불공정 논란’에 휩싸여 팬들의 박수를 받지 못한 채 임기를 시작했다. 좋은 성적을 남겼지만 여전히 상당수 팬의 시선은 싸늘하다. 지난 3월 일찌감치 본선 직행을 확정한 일본, 이란 등에 비해 나은 게 없는 성적도 비교 대상이다.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골 폭죽’이다. 다행히 쿠웨이트는 지난 6일 팔레스타인에 0-2로 져 5무 4패(승점 5점)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데다 B조 6개 팀 중 가장 많은 16실점을 기록한 최약체다.

한국은 쿠웨이트와의 5차전 원정경기에서 오세훈(마치다)의 선제골과 손흥민(토트넘)의 페널티킥 추가골 그리고 배준호(스토크시티)의 쐐기골로 3-1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손흥민이 이라크와의 9차전에 이어 이번에도 뛰지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그를 빼고도 이라크전에서 이긴 점을 감안하면 별 문제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 그의 후계자 자리를 노리는 배준호, 양민혁(셀틱), 전진우(전북)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스트라이커 오세훈, 오현규(헹크)의 활약도 기대된다.

한국이 최선을 다해 이겨야 할 마지막 이유는 일본이다. 일본은 지난 5일 호주 퍼스에서 열린 호주와의 9차전 원정경기에 2군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가 0-1로 졌다. 이 때문에 무패를 기대하던 일본 팬들은 물론 이날 패배 때문에 직행 티켓을 놓칠 위기에 놓인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물론 B조에서 1, 2위는 이미 정해졌지만 한국이 2군을 대거 기용했다가 패할 경우 조 2위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 국내외적 비난을 자초할 우려가 크다. 반드시 최선을 다해 이겨야 할 충분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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