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 2025-07-30 14:38:18
미국 상호관세 발효가 다음 달 1일로 임박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힘을 보태기 위해 잇따라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그룹의 주력사업과 관련된 분야별로 관세 협상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정부,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현재 막판 논의가 진행 중인 관세 협상을 돕기 위해 이재용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에 이어 세 번째 재계인사로 미국에 간다.
앞서 김동관 부회장은 한국이 미국 측에 제안한 조선 산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의 구체화 등을 위해 지난 28일 워싱턴으로 떠났고, 다음 날인 29일에는 이재용 회장이 뒤따라 나섰다.
이 회장은 우리 측 협상 카드로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와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기술 협력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글로벌 3위 완성차그룹 수장이자 앞서 트럼프 행정부와 함께 대규모 현지 투자를 발표한 정 회장이 이번에 합류하면서 우리나라 관세 협상단 행보에는 큰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정의선 회장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미국 조지아주의 차량 생산 확대와 루이지애나주의 새로운 철강 공장 건설 등을 포함한 2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4월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품목관세를 부과한 상황에서 한국의 최대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이를 15%로 내리는 데 성공하면서 정 회장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관세 협상에서 미국에 5500억 달러(약 76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와 쌀 시장 개방 등의 카드를 제시했다. 한국의 경우 국내 기업들로부터 약속받은 직접투자액 ‘1000억 달러+α’에서도 현대차그룹이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