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미래대응기금은 히틀러식 재정수권법”…821조 예산안 정조준

국힘, 예산 30조 원 삭감 예고
미래대응기금 여유 자금 채무 상환 요구
임이자 “기금, 정부 쌈짓돈 아냐”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6-11-02 11: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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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부의 2027년도 예산안을 선심성 예산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삭감을 예고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일시적 세수 증가를 전제로 한 미래대응기금 운용이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훼손하고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엄격한 심사를 강조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앞두고 “만약 이번에도 자화자찬만 늘어놓고 국민을 돼지 취급하면 시정연설이 정권 종말 선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대표는 “지금 우리 국민들은 지갑, 통장까지 다 털리고 집까지 뺏기고 있다”며 “그런데 정부는 사상 최대 821조 원 예산안을 내놓고 반도체 특수에 기대 돈 뿌릴 궁리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100대 문제 사업을 파헤쳐 이미 30조 원의 예산 삭감을 요구했다”며 “미래대응기금 여유 자금 104조 원도 국채 상환에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미래대응기금의 재원과 운용 구조를 문제 삼았다.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바탕으로 지출을 확대하면 세수 증가세가 꺾인 뒤 국가채무와 국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임이자 정책위의장은 “이번 예산안이 안고 있는 문제는 결코 국민의힘만의 지적이 아니다”라며 “과도한 확장 재정에 대한 엄중한 경고가 공적 연구기관과 재정 전문기관에서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정책위의장은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을 근거로 “반도체 호황에 기댄 추가 세수가 2029년 이후 전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며 “한번 지급하기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는 현금 살포 사업을 일시적 세수로 편성하는 것이 과연 맞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2∼3년 뒤 이 세수가 끊기면 결국 미래 세대 빚이자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 미래대응기금이 아니라 미래소멸기금”이라고 꼬집었다.

임 정책위의장은 “820조 9000억 원의 본예산 중 선심성·낭비성·불요불급 예산을 최소 30조 원 이상 과감하게 삭감하겠다”며 “정부가 쌈짓돈처럼 휘두르려는 미래대응기금 여유 자금 104조 4000억 원은 전액 국가채무를 갚는 데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주요 항목은 국회에 미리 내지 않고도 3000억 원까지 쓸 수 있고, 세금이 덜 걷혀 일반회계가 모자라면 이 기금에서 가져다 메울 수 있다”며 “쓴 뒤에 내용을 국회에 제출하지만 국회가 승인하거나 거부하는 절차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산을 심의하고 확정하는 것은 국민이 뽑은 국회의 권한”이라며 “이 예산안 법안은 그 권한을 껍데기로 만든다. 오늘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히틀러식 재정수권법을 공표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재준 최고위원은 반도체 산업의 성과를 정부의 공으로 돌리는 태도를 문제 삼았다. 우 최고위원은 “오늘의 성과는 산업 현장에서 묵묵히 땀 흘린 근로자, 기술 개발에 매진한 연구진, 불확실성 속에서도 과감히 투자를 이어온 기업인들의 노력과 결단의 결실”이라며 “그런데 이재명 정부는 마치 자기 성과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오로지 자신들의 정치적 쌈짓돈을 쓸 생각밖에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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