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보드게임장' 불법도박장 운영 일당 검거…강남 일대로 수사 확대

2016-04-20 08:24:30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보드카페를 빌려 불법 도박장을 운영해 온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이 일대 보드카페를 상대로 수사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0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보드게임 카페를 가장해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도박장 개장 등)로 박모(29)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도박장 운영에 가담한 신모(37)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강모(35·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작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강남역 인근 상가에서 '보드카페' 간판을 달고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판돈 12억원 규모의 '텍사스 홀덤' 도박판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66㎡(20여평) 정도 규모의 도박장은 저녁부터 새벽까지 운영됐다. 단속에 대비해 테이블 서너 개와 각종 위장용 보드게임도 비치했다.
 
겉으로는 평범한 보드카페 였지만 지인 소개를 받지 않은 입장할 수 없도록 은밀하게 운영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적발을 피하기 위해 짧게는 4∼5일, 길게는 보름마다 점포를 옮기면서 영업했다.
 
박씨 등 운영자 4명은 다른 보드카페 도박장에서 만나 서로 알고 지내다 도박장을 함께 시작했다.
 
박씨 등은 지인 등을 통해 손님들을 모아 돈을 받고 칩을 주면서 도박하게 했다. 딜러 2명과 손님들에게 음식을 사다 주는 등 심부름꾼 역할을 하는 종업원 1∼2명도 고용했다.
 
이런 가운데 종업원이었던 이모(25·구속) 씨가 도박자금을 더 뽑아다 달라며 A씨가 건넨 카드로 1천200만원을 찾아 그 길로 줄행랑치면서 도박장의 존재가 드러났다.
 
이 씨에게 카드를 맡겼던 A씨는 도박 사실은 숨긴 채 경찰에 "잃어버린 카드에서 돈이 인출됐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당시 정황을 미심쩍게 여긴 경찰은 재차 피해 경위를 캐물었고, A씨가 보드카페에서 도박 중이었다고 실토하면서 수사가 확대됐다.
 
경찰은 추적 끝에 올 2월 이씨를 구속했고, 지난 12일 박씨와 이모(34)씨, 강씨를 검거한 데 이어 18일 신씨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들의 계좌 분석결과 이곳에서 도박한 이들이 100여명 이상인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진행중이다.

경찰은 도박자 중 의사와 교수 등 전문직이 상당수라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이 가운데 상습적으로 도박한 이들을 먼저 수사할 방침이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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