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이 삼촌’ 송강호 “신인상? 제가 받으면 민폐죠”

데뷔 35년만 첫 드라마 출연작
“매주 설레고 긴장되는 경험해
연기, 여전히 어렵고 힘든 작업”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2024-06-25 13:42:37

송강호가 출연한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삼식이 삼촌’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송강호가 출연한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삼식이 삼촌’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신인상이요? 어휴, 제가 받으면 민폐죠.”

배우 송강호가 첫 드라마 ‘삼식이 삼촌’을 마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송강호는 “제가 캐스팅됐다는 기사가 나간 뒤 모 커뮤니티에서 신인상 관련 농담이 나온 걸 봤다”며 “연기 칭찬은 감사하지만, 신인상은 보석 같은 진짜 신인 배우가 받아야 한다”고 웃었다.

그의 말처럼 디즈니플러스 ‘삼식이 삼촌’은 송강호의 출연으로 제작 전부터 화제였다. 2022년 칸 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그가 데뷔 35년 만에 처음 선택한 드라마·시리즈여서다. 이 작품을 선택한 시점도 주목할 만하다. 영화 ‘기생충’(2019년)으로 한국 영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을 수상하고 귀국한 직후였다.

송강호는 메가폰을 잡은 신연식 감독의 참신한 시선이 좋았다고 했다. 그는 “신 감독이 각본을 쓴 ‘동주’를 봤다”며 “우리가 눈여겨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시선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삼식이 삼촌’을 택한 이유도 마찬가지였단다. 그는 송강호는 “1950년대를 배경으로 가상의 인물이 등장해 펼치는 가상의 이야기지만, 이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습을 반추해볼 수 있어서 신선했다”고 힘줘 말했다.

배우 송강호가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삼식이 삼촌’으로 전세계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배우 송강호가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삼식이 삼촌’으로 전세계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송강호가 출연한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삼식이 삼촌’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송강호가 출연한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삼식이 삼촌’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매주 공개되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는 송강호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는 “영화와 드라마 모두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며 “영화는 두 시간 동안 이야기와 캐릭터를 힘있게 보여줄 수 있다면, 드라마는 좀 더 깊이 있고 풍성하게 전달할 수 있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 이야기 공개 시간인 매주 수요일 오후 4시만 되면 그렇게 긴장되고 설렜다”면서 “한 달 반 동안 그런 경험이 재미있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드라마 연기에 의문이 생길 땐 ‘드라마 선배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변요한, 진기주 배우에게 많이 물어봤어요. 제 연기가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냐고요. 매체 연기의 적정선을 처음엔 잘 몰랐거든요.”

이 작품은 애초 10부작으로 기획했지만 16부작으로 늘어났다. 일부 시청자 사이에서는 다소 지루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송강호는 “이야기 전개와 인물의 서사를 깊게 풀어내기 위해 수정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경험하지 못한 시대인 1950년대 이야기를 풀어내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 장벽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콘텐츠 홍수 속에서 진지하고 묵직하게 볼 수 있는 장점이 분명한 작품”이라고 평했다. “존재 이유가 분명한 작품이에요. 이번 작품이 발판이 돼서 더 다양한, 용기 있는 드라마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송강호는 영화 ‘넘버3’(1997년), ‘쉬리’(1999년), ‘공동경비구역 JSA’(2000년), ‘괴물’(2006년) 등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그는 “30여 년 연기했으니 연기가 편해지고 여유가 생겼을 것 같지만 아직도 두렵고 힘들다”고 예상 밖의 말을 했다. 송강호는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싶고,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을 하고 싶다”며 이렇게 전했다. “30년 동안 연기했으니 이제 좀 쉽지 않냐고요? 전혀요. 연기는 여전히 어려워요.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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