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이태원 참사' 언급 진위 공방전…"왜곡 주장" "매우 충격"

윤 대통령 발언 진위 두고 여야 공방
국민의힘 "내용 왜곡해 주장"
민주당 "尹, 극우 유튜브 시청하나"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2024-06-28 13:45:00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6·25전쟁 제74주년 행사'에서 6·25의 노래를 부르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6·25전쟁 제74주년 행사'에서 6·25의 노래를 부르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표 전 국회의장 회고록에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의 조작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여야 정치권이 첨예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과의 대화를 왜곡했다"고 강조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이 지금도 극우 유튜브를 시청하는지 명백히 밝히라"며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28일 김 전 의장의 회고록에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데 대해 "왜곡된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의장이 스스로 본인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대통령과의 대화를 왜곡해 주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냐"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사회적 재난이나 참사가 있을 때마다, 민주당은 항상 그 재난을 정쟁화하는 모습을 반복해 왔다"며 "민주당 출신으로 의장을 지낸 분이 그런 말씀을 하니 너무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전 의장은 회고록을 통해 2022년 12월 윤 대통령을 독대한 자리에서 참사 대응 주무 부처 장관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퇴를 건의했더니 "윤 대통령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조작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대통령실이 (대통령이) 그런 취지의 말씀을 하신 적이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낸 걸 봤다"며 "그 말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같은 말 같지 않은 것도 당력을 총동원해 정치 공세를 하는 정당"이라며 김 전 의장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제의 대화가 있은 지 "2년이 다 되도록 왜 이야기를 안 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런 말을 대통령이 했을 것으로 전혀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날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의장의 회고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매우 충격적"이라고 강조했다. 박 직무대행은 "국민 생명과 안전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가 떠드는 '아무 말 음모론'에 경도된 것도 모자라 (음모론을) 사실로 굳게 믿고 국정 운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지금도 극우 유튜브를 시청하는지 명백히 밝히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나눈 얘기를 멋대로 왜곡했다"고 한 전날 대통령실의 입장에 대해 "'왜곡이다'라고 한 것은 (김 전 의장의 주장이) 맞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말 자체가 없었으면 사실무근이라고 반응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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