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 2025-01-29 03:06:14
부산 김해공항에서 홍콩으로 출발하려던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가 기내 뒤쪽 선반에 있는 짐에서 시작됐다는 승객 증언이 나왔다. 일부 승객은 당시 안내방송은 없었고 불이 나자 직접 게이트를 열고 비상 슬라이드를 펼쳐 탈출했다고 말했다.
29일 김해공항 게이트를 빠져나온 승객 A 씨는 불이 난 에어부산 항공기 꼬리 쪽 좌석에 앉아있었다고 말했다. A 씨는 “바로 앞 좌석에 있는 기내 수화물을 두는 선반에서 타다닥 하는 소리가 난 후 조금 있다가 연기와 불씨가 시작됐다”며 “보조배터리나 전자기기가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항공기 앞쪽에 있었던 김동완(42) 씨는 “비행기에 착석해 벨트를 하고 안내방송까지 나온 후 뒤쪽에서 ‘불이야’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밀려왔다”며 “앞 열에 탑승했는데 뒤에서부터 연기가 밀려오고 있었다. 앞쪽 게이트가 개방돼 탈출했고 꼬리쪽에서는 승객들이 직접 문을 열고 탈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별도로 화재에 대한 안내방송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긴박했던 화재 당시 상황을 증언하기도 했다. 가족과 함께 비행기에서 탈출한 신재욱(60) 씨는 “승무원이 ‘앉아 있으라’라고 하고서 소화기를 들고 오는 사이 연기가 자욱해졌다”며 “처음엔 앉아서 지시를 기다리던 승객들도 불길이 거세지자 소리를 지르며 나가려고 뒤엉켰고, 혼비백산한 승객들로 인해 순식간에 비행기 전체가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
탑승객들은 놀란 마음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으나, 쉽게 공항을 벗어나진 못했다. 대구에서 왔다는 승객 B 씨는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택시도 잡히지 않는다”며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택시를 호출하고 싶지만 급하게 탈출하느라 짐과 함께 휴대폰을 기내에 놓고 내려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항공사는 승객들의 택시비와 숙박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항공기에서 탈출한 승객에게 찾아가 “숙박비와 택시비를 지원하겠으며, 추가 대처 상황에 대해서는 오전에 연락드려 설명하겠다”며 “다만 기내에 놓고 내린 핸드폰 등 소지품을 찾기 위해 기내에 진입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어부산 항공가 화재는 1시간 16분 만에 완전히 진압됐고 승객과 승무원 176명은 비상 슬라이드로 모두 탈출했다. 이 과정에서 3명이 타박상 등 부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