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 2024-12-31 17:31:00
2024-2025시즌 핸드볼 H리그 여자부 경기가 2025년 1월 1일 막을 올린다.
신한 SOL페이 2024-2025 핸드볼 H리그는 남자부가 지난 11월 먼저 개막했고, 여자부는 12월에 열린 아시아선수권 대회 일정으로 인해 새해에 개막전을 치르게 됐다.
8개 팀이 출전하는 여자부는 새해 첫날부터 4월까지 정규리그 3라운드, 팀당 21경기를 소화하며 4위까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다. 개막전은 충북 청주 SK호크스 아레나에서 펼쳐지며 부산과 서울, 대구, 광주, 경기도 광명, 강원도 삼척 등 7개 시도를 돌며 경기가 열린다.
여자부 첫 경기는 1일 오후 1시 지난 시즌 우승팀 SK 슈가글라이더즈와 3위 서울시청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SK는 2022-2023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강경민이 공격의 선봉에 나서고, 서울시청에는 지난 시즌 MVP 우빛나가 맞불을 놓는다.
한국핸드볼연맹이 최근 발표한 8개 팀 감독들의 시즌 전망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SK와 올해 전국체전 우승팀 경남개발공사가 ‘2강’ 체제를 이루고 부산시설공단과 삼척시청, 서울시청이 4강 다툼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인천시청과 광주도시공사, 대구시청은 중·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지만,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한 대반전을 꿈꾸고 있다.
특히 부산시설공단은 신창호 감독이 올 시즌 새로 지휘봉을 잡았고, 국가대표 출신 권한나와 원선필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2020-2021시즌까지 부산시설공단에서 뛴 권한나는 이후 SK 슈가글라이더즈와 서울시청을 거쳐 올해 부산시설공단으로 복귀했다. 부산시설공단은 피벗 원선필도 데려와 2020-2021시즌 이후 4년 만에 패권 탈환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부산시설공단은 지난 시즌 8승 2무 11패를 기록하며 리그 5위에 머물렀지만, 1위 SK에 유일한 패배를 안기며 상대 전적에서 1승 1무 1패로 팽팽한 접전을 벌인 바 있다.
2023-2024시즌 우승팀 SK는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레프트백 한미슬을 영입했고, 골키퍼 이민지를 광주도시공사로 보내는 대신 박조은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2연패를 향한 준비를 이어갔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SK를 상대했던 삼척시청은 김온아, 김선화 등이 은퇴한 반면 허유진과 강주빈 등을 영입했다.
또 지난 시즌을 21전 전패로 끝낸 대구시청은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국가대표 정지인을 선발해 ‘하위권 탈출’을 노리고 있다.
올 시즌 각 팀 전력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외국인 선수를 기용한 팀이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이다. 8개 팀 모두 국내 선수들로만 구성해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까지 삼척시청에서 뛰다가 은퇴한 국가대표 출신 김온아 맥스포츠 해설위원은 “SK와 경남개발공사, 부산시설공단, 삼척시청이 상위권에 오를 것”이라며 “대구시청은 김희진이 부상에서 돌아오고, 신인 정지인의 영입으로 전력이 한층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조은희 맥스포츠 해설위원은 “삼척시청은 중거리 슛 능력이 있는 강주빈과 허유진을 영입하며 공격력이 좋아졌고, 부산시설공단 역시 권한나와 원선필의 가세로 경기 흐름을 조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4년 만에 정상 정복에 나선 부산시설공단은 지난 시즌 맹활약한 레프트백 김다영과 골키퍼 김수연이 4강 진출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시즌에는 반드시 좋은 성적으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다영은 한국체대 졸업 후 일본으로 건너 가 일본 리그에서 활약하다 2020-2021시즌 국내에 복귀해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고, 지난 시즌에는 89골을 기록하며 득점 랭킹 12위에 올랐다. 김다영은 2024 파리 올림픽에도 출전해 독일전에서 인상적인 중거리슛으로 대한민국의 승리에 일조했다.
김수연도 2020-2021시즌 실업 무대를 밟았다. 데뷔 3년 차에 출전 기회가 많아지면서 197세이브를 기록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시즌에 트레이드 되면서 195세이브로 주춤했지만, 방어율이 40%대에 올라서며 질적인 성장을 보여 팀의 수문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비교적 이른 시기에 팀의 주축이 된 김다영과 김수연은 지난 시즌 팀 성적은 부진했지만, 선수 개개인의 경험이 다가오는 시즌의 자산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김다영은 “올림픽을 통해 배울 점도 많았고, 앞으로 어떻게 뭘 더 연습해야 하는지 그런 걸 확실하게 알게 됐다”며 “그동안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었는데 이제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지 확신이 생겼다”고 밝혔다.
김다영은 또 “성적이 안 좋았다고 해서 팀이 안 좋았다고 생각 안 한다”면서 “지난 시즌 선수들이 많이 바뀌면서 1라운드 때 어렵게 시작했지만, 젊은 선수들이 잘 어우러졌다는 점에서 팀의 실패라기 보다는 세대교체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젊은 선수들이 많아 경기 하나하나에 진심으로 100%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다. 이러한 승부 근성으로 빠르고 악착같은 경기력을 선보여 이번 시즌 팀의 반등을 이끌겠다”며 “지고 있더라도 끝까지 따라갈 수 있는 그런 끈기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김수연은 “지난 시즌 세대교체로 다들 여유가 없었는데 그래도 주도적으로 경기를 하면서 다 같이 포기하지 않고 하나로 뭉칠 수 있는 분위기였다”면서 “그런 좋은 경험이 이번 시즌 팀의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지난 시즌은 초반에 실수가 많이 나와서 끌려가는 경기를 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그런 부분에서 보완하는 훈련을 중점적으로 했고, 선수들의 경험도 쌓인 만큼 팀 분위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김수연은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즌 골키퍼상에도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부산시설공단 신창호 감독은 이번 시즌 전략으로 ‘토탈 핸드볼’을 내세웠다. 이는 선수 전원이 고르게 출전해 경기를 이끌며 체력 안배와 부상 관리를 병행하는 전략으로, 특히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 없이 모두가 경기 흐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신 감독은 “모든 선수가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슷한 경기력을 가진 팀과의 접전 상황에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고 최상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훈련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훈련을 통해 선수들은 접전에서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경기 운영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기 때문에 장점을 최대한 살려 빠른 핸드볼을 추구하고, 경기를 조율하는 베테랑 선수를 영입하면서 좀 더 탄탄한 경기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 감독은 “이번 리그 최강자로 꼽히는 SK가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전력이 막강하다. 하지만 SK와 맞대결에서 우리 팀만의 플레이를 우선시하고, 우리 팀만의 스타일로 경기를 한다면 우승까지 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