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2025-01-29 18:21:36
에어부산 여객기가 김해공항 출발 전 대기 상태에서 큰 화재가 난 사고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유력한 원인으로 기내 보조배터리 화재를 꼽고 있다.
아직 사고원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한 승객은 “머리위 선반 짐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 후 조금 있다가 연기가 났고, 선반에서 불똥이 떨어졌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보조배터리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은 국적기에서 기내 보조배터리 화재가 1년에 5~6건씩 발생한다는 점이다. 대부분 초기 진압이 되지만 용량이 큰 보조배터리가 순식간에 발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당시에는 여객편수가 적어 거의 없던 보조배터리 화재가 2023년에는 6건, 2024년 1∼8월엔 5건을 기록했다.
비행기를 탈 때 보조배터리는 항공 위험물로 분류돼 위탁수하물로 부치지 않고 승객이 기내에 갖고 타도록 하고 있다. 혹시나 화재가 나도 기내에서 바로 불을 끌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화재 진압에 소요된 시간은 대부분 1∼5분 이내였다.
2020년 이후 지난해 8월까지 항공사별 기내 배터리 화재 건수는 대한항공 4건, 제주항공·에어부산 2건, 아시아나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 1건 등이었다.
이 때문에 항공사들도 보조배터리 화재에 대한 진압 매뉴얼이 따로 있다. 먼저 소화기로 초기 진압을 실시한 뒤 재발화를 방지하기 위해 물이나 비알콜성 액체가 든 통에 집어넣어 완전히 진압되게 한다.
보조배터리 화재는 좌석 틈에 끼어 압력에 의해 화재가 나는 경우가 많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출시되는 보조배터리는 과거보다 얇고 작아지면서 좌석 틈으로 끼어 압력에 의해 화재가 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며 “승객들이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한 현직 기장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선반 안에 있던 보조 배터리나 전자담배 훈증기 같은 수하물에서 불이 났거나 화장실 내 흡연, 기내 상부 전기 합선 등으로 화재 원인이 좁혀진다”고 추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사고에 대해 사조위가 조사 중에 있어 현재로선 원인을 말할 수 없다”며 “모든 가능성에 대해 조사 중이며 결과가 나오면 국민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