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5-05-19 10:45:29
한진그룹과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경쟁’ 가능성에 대해 “과장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측이 우호지분을 충분히 확보해 경영권 위협이 없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19일 보고서에서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대해 “조 회장 측과 호반그룹 간 지분 격차는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한진칼은 호반그룹의 추가 지분 획득 이후 한진그룹과의 지분 경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최근 주가가 급등락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칼에 대해 “지분 경쟁을 기대하는 수급이 반영돼 주가가 급등락했지만, 현재 보유 중인 지분 구도를 고려하면 지분 경쟁 가능성은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조 회장과 특수관계자 지분이 20.79%(자사주를 사내복지기금에 처분한 것까지 포함), 델타항공 14.9%, 한국산업은행 10.58% 수준으로, 5% 미만의 공시되지 않은 우호주주 중 네이버, GS그룹, 한일시멘트 등 지분이 3.85%로 추정된다”며 “우호지분을 모두 고려하면 조 회장 측이 이미 50.12% 지분을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만약 산업은행이 지분을 매각한다고 해도, 조 회장 우호지분이 39.54%로, 호반그룹과 지분 격차가 여전하다”며 “델타항공의 경우, 장기간 대한항공과 협력한 주요 항공사다. 미주 노선에 대해서 JV(합작법인)를 운영 중이며 현재 협력 구조를 고려할 시, 대주주 변경을 요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 측과 호반그룹 간의 지분 격차가 크므로 지분 경쟁이 촉발될 가능성은 작다”며 “호반그룹이 보유한 지분을 기반으로 이사회에 진입할 시도 등 가능성은 있지만, 대주주 변경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진그룹은 LS그룹과 ‘반 호반그룹 동맹’에 나서는 모습이다. LS는 지난 16일 보유 자사주 38만 7000주(지분율 1.2%)를 담보로 대한항공을 상대로 65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교환사채 발행 목적은 산업은행 차입금 상환(1005억 원)이라고 밝혔으나 호반그룹에 대항하기 위한 한진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라는 분석이 나온다.
LS그룹의 경우 핵심 자회사인 LS전선이 호반그룹 자회사인 대한전선과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호반그룹이 LS그룹 지주회사인 LS의 지분을 3% 미만 수준에서 매수한 점도 갈등을 키우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유진투자증권은 19일 보고서를 통해 “호반그룹이 LS 지분을 매입한 것은 단순한 재무투자를 넘어서는 전략적 의미를 내포한다”면서 “LS그룹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한진그룹을 백기사로 끌여들였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 구조는 LS 입장에서는 한진그룹 대한항공이라는 전략적 파트너에게 향후 지분을 취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우호지분 확보를 통한 경영권 방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반대로 한진그룹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호반그룹의 견제에 맞서 LS그룹이라는 동맹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