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 2025-05-06 15:03:29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우선협상 대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최근 ‘가덕신공항 부지조성 공사 기간을 기존보다 2년 늘린 기본설계안’을 제출한데 대해 국토교통부와 부산시가 ‘수용 불가’ 입장(<부산일보> 4월 28·29·30일 자 1·3면 등 보도)을 밝혔으나 현대건설은 108개월(9년)이 안전을 위한 '마지노선'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는 등 여론전에 펴고 있다.
사실상 바다 위에 서울 여의도 면적의 2배 이상의 공항을 건설하는 초대형 난공사인 데다 현장의 초연약 지반 상태를 감안할 때 당국이 제시하는 2029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한 84개월(7년) 공사 기간으로는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 현대건설의 입장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런 입장을 기조로 정부에 제출할 공사 기간에 대한 구체적 사유와 관련 설명 자료를 준비 중이며, 이번 주 내로 제출할 전망이다.
하지만, 국토부와 부산시는 현대건설에 대해 ‘국가계약법 위반’, ‘입찰공고·턴키 방식 취지 무시’, ‘수익성만 고려’ 등 행태를 비판하며 고강도 압박전을 펴고 있어 확실한 보완대책 없는 명분쌓기 만으로는 ‘퇴짜’를 맞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28일 현대건설에 108개월 기본설계안에 대해 보완을 지시하면서 입찰 공고와 다르게 공사 기간을 제시한 사유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은 108개월(9년)이 안전을 위한 '마지노선'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공사 규모와 난도를 공사 기간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덕도신공항은 2.9㎢ 면적에 항공 활주로와 관련 시설을 건설하는 초대형 공사다. 이를 위해서는 바닷속 연약지반을 견고하게 개량하는 작업과 함께 산을 옮겨 바다를 매립하는 공사도 진행돼야 하며, 이 과정에서 해상 구조물 설치 등도 필요하다. 여기에는 서울 남산의 3배 규모에 이르는 산봉우리(1억 5000㎥)를 발파해 2억 3000㎥의 토석을 생산하는 공정도 포함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108개월 공사 기간과 관련, "약 6개월 동안 일평균 250여 명의 공항·항만·설계 전문인력이 참여해 설계 검토를 한 결과"라며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이에 부합하는 적정 공기를 반영해 공정 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국토부에도 이런 입장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건설 현장에서 지반 붕괴 등의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러한 극한 공사 환경 속에서 안전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시간도 엄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사업지 주변은 태풍 발생 시 파도가 12m에 이르는 먼바다에 해당하는 지역이어서 태풍과 높은 파랑에 대비한 안전 시공법 적용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현대건설은 이를 위해 케이슨(속이 빈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해 높은 파랑을 차단한 뒤 육상 매립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케이슨 거치를 위한 7개월 정도의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최대 깊이 60m에 이르는 해저 초연약지반 개량과 아파트 25층과 같은 해저 25m~최대 높이 70m의 매립 공사 등도 공사 기간 산정 시 반영돼야 한다고 현대건설은 보고 있다. 항공기 주행 하중 및 착륙 충격 등을 견디는 핵심 시설인 활주로 구간과 관련된 공사에도 연약지반 개량 등 총 18개월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