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심의 주역] 천택리(天澤履)로 본 강선우 장관 후보

2025-07-21 10:03:56

※초 단위로 뉴스·정보가 넘치는 시대입니다. 거기에 ‘허위 왜곡 콘텐츠’도 횡행합니다. 어지럽고 어렵고 갑갑한 세상. 수천 년간 동양 최고 고전인 ‘주역’으로 한 주를 여는 지혜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주역을 시로 풀어낸 김재형 선생이 한 주의 ‘일용할 통찰’을 제시합니다. [편집자 주]


지금 우리 사회의 중요한 사회적 이슈는 국민주권정부의 장관 청문회입니다.

가장 주목받는 후보는 여성가족부 강선우 장관 후보자입니다.

제가 보는 페이스북에서는 여러분들이 강선우 장관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정말 비율이 50대 50입니다. 절반의 지지와 절반의 찬성 속에서 어느 쪽으로도 우위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강 후보자가 자진해서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은 국회 보좌관들의 존엄과 인격을 중요하게 판단합니다.

강 후보자가 장관이 되기를 바라는 분들은 국민주권정부의 안정을 바라고 강 후보가 살아온 삶에서 삶의 고단함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양쪽의 이야기가 다 맞습니다.


지난 14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 연합뉴스 지난 14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 연합뉴스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이해에서 이런 의혹과 잘못에 대한 지적, 삶에 대한 공감도 중요하고 또 하나는 정책에 대한 이해와 실행 능력입니다.

여성, 장애인, 가난한 노인, 어린이, 성평등 이런 의제를 다루는데 강 후보는 그동안 꾸준히 노력해 왔습니다.

보좌관 갑질 문제가 아니었다면 강 후보는 어렵지 않게 청문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경력과 활동을 해왔습니다.

장관 청문회를 마친 뒤에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후보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결정해야 합니다.

강 후보는 잡기엔 위험하고 놓기엔 너무 아쉬운 딜레마 상황에 들어가게 됩니다.


주역의 열 번째 괘인 천택리(天澤履)는 이런 상황을 다룹니다.

리괘(履卦)에는 호랑이 뒤를 따르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사람은 민중 속에서 성장하며 민중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사회적 지도력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그에게 민중은 다정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민중은 호랑이 같아서 언제든 그를 물어뜯을 것처럼 공격적입니다.

강 후보가 지금 받는 비판도 비슷한 의미일 수 있습니다.

강 후보를 이재명 대통령이 장관으로 받아들일지 손을 놓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험이 강 후보가 장관이 되거나 되지 않아서 의원 활동을 이어가거나 어느 경우라도 꺾이지 않고 오랫동안 살아왔던 삶의 자세를 잘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이번에 안 되더라도 그동안 해왔던 가족 중심의 사회 의제를 돌보는 일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과제입니다. 만약에 장관이 되신다면 여성가족부가 의미 있는 성과를 얻고 조직 확대 가능성이 높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재편할 것이고, 상처 입은 강선우를 통해 성과를 내도록 지원할 것 같습니다.


천택리 괘 천택리 괘

彖曰 履 柔履剛也. 說而應乎乾 是以履虎尾不咥人亨. 剛中正 履帝位 而不疚 光明也.

(단왈 리 유리강야. 열이응호건 시이리호미부질인형. 강중정 리제위 이불구 광명야)


나는 민중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겠다.

이런 마음으로 사는 사람은 호랑이 같은 민중의 뒤를 따라가면서도 물리지 않는다.

민중은 힘을 가졌지만 중정(中正)의 균형감각이 있어서 함부로 힘을 쓰지 않고 문제를 만들지 않는다. 밝게 빛난다.


3효. 六三 眇能視 跛能履 履虎尾 咥人 凶. 武人爲于大君.

육삼 묘능시 파능리 리호미 질인 흉. 무인위우대군.

象曰 眇能視 不足以有明也. 跛能履 不足以與行也. 咥人之凶 位不當也 武人爲于大君 志剛也.

상왈 묘능시 부족이유명야. 파능리 부족이여행야. 질인지흉 위부당야 무인위우대군 지강야.


한 눈을 감았으면서도 잘 본다고 말하고, 절뚝거리면서도 잘 걷는다고 말한다.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걷지 못하면서 호랑이 같은 사람들의 뒤를 따랐다.

결국 호랑이에게 물린다.

나는 좋은 뜻과 의지가 있었고 강했다. 힘이 있으면 민중을 위해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힘으로 일하는 사람(武人)은 지혜로운 사람(大君)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빛살 김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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